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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창조경영 세대교체 첫발] 사장단 전격 물갈이 의미·배경

이건희·이재용체제 잇는 '架橋인사'<br>李삼성테크윈 사장등 신경영 주역들 다수 용퇴<br>이윤우 부회장 전면 내세워 "새로운 경영 실험"<br>'미래 먹거리'위해 신수종사업 찾기 본격화할듯


[삼성 창조경영 세대교체 첫발] 사장단 전격 물갈이 의미·배경 닻 올린 '이윤우號' 새 경영실험李삼성테크윈 사장등 신경영 주역들 다수 용퇴이건희-이재용 체제 잇는 '가교인사' 해석'미래 먹거리'위해 신수종사업 찾기 본격화할듯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14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후 삼성그룹의 공식 입장은 '중폭'이었지만 예상을 뛰어넘어 핵심 계열사의 간판을 바꿨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폭 인사'다. "쇄신 차원이다. 새롭게 뛰어보자는 차원"이라는 삼성 고위 임원의 표현처럼 이윤우 총괄 부회장을 중심으로 삼성은 새로운 경영실험에 나서게 됐다. 삼성의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잇는 '가교(架橋) 인사'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건희 회장의 퇴진에 이은 윤종용 부회장의 용퇴는 삼성에 또 다른 혁신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휘봉 잡은 이윤우'… 삼성의 새 실험=이번 인사는 삼성그룹의 얼굴이 사실상 이윤우 부회장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용퇴한 윤 부회장은 이수빈 회장이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주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얼굴 역할을 수행했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전면 포진과 함께 여타 핵심 포스트의 얼굴들도 바꿨다. 외견상으론 위촉ㆍ보직 변경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새로운 진용이 구축됐다고 보는 편이 맞다. 삼성전자의 기술을 총괄하던 이기태 부회장이 대외협력담당으로 전환한데다 삼성그룹 간판 기술CEO였던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이 기술총괄로 사실상 현업에서 물러난 것이 대표적이다. 대신 권오현 시스템LSI사업부장이 반도체 총괄 사장에 오르면서 이윤우 부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게 됐다. 여기에 올해로 나란히 55세가 된 지대섭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경영지원팀장과 박준현 삼성생명 부사장이 관심을 모았던 삼성화재와 증권의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되면서 그룹 금융계열사에도 새로운 피가 수혈되게 됐다. ◇'이건희ㆍ이재용 체제'의 '가교 인사'=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이윤우 부회장을 간판에 포진시키면서 사실상 '이건희-이재용 시대'의 다리를 잇는 '브릿지(가교) CEO'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해외로 나가야 하는 등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한 만큼 과도기적인 형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전무가 언젠가는 복귀할 것이고 이때를 대비해 이번 인사에서 중간 단계에서나마 CEO의 세대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춰 삼성에서도 신수종 사업 찾기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종합기술원장과 신사업팀장을 겸임하고 있던 임형규 사장을 신사업팀장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임 사장은 새로운 기술원장과 함께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찾게 되고 이는 이재용 시대의 삼성에 대한 준비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인사는 그동안 준비해온 '3세대 삼성'의 출발을 알렸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윤종용 부회장 등 신경영 주역들의 용퇴=삼성이 '간판 CEO'로 내세울 새로운 얼굴을 찾아야 했고 10명(승진 3명, 이동ㆍ위촉업무 변경 7명)에 이르는 중폭 이상의 인사를 단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사장단 인사는 1~2명선의 소폭이 될 것"이라고 누누이 말해 왔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허언(虛言)이 되고 말았다. 윤 부회장이 그룹 수뇌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끝내 퇴진한 탓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윤 부회장이 12년째 총괄 대표이사 역할을 했고 이 회장이 퇴진한 지금이 물려줄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윤 부회장은 스스로가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전략기획실장과 같은 세대라고 판단, 물러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때마침 삼성화재ㆍ삼성증권의 새 CEO 선임과 맞물려 그룹 내 최고참 CEO 중 한명인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까지 용퇴를 선언, 인사 폭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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