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다섯 가지 원칙으로 적군과 아군의 상황을 정확히 탐색해야 한다. 다섯 가지 원칙은 지도자의 능력, 기상조건, 지형조건, 장군의 능력, 법제도 등이다.’ 전쟁은 국가의 존망을 결정 짓는 중대한 일이다. 싸움을 시작할 때는 대의명분을 가져야만 내부의 단결력이 강화되고 외부의 협조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도(道)인 것이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무엇보다도 자연적인 조건에 대한 충분한 조사연구가 있어야 하며 군의 이동, 물자의 수송 등을 위한 인문지리적 여건도 세밀히 살펴야 한다. 또한 지략과 인격과 용기를 갖춘 리더만이 승리를 쟁취할 수 있으며 군대 내부의 법 질서 체계가 바로 잡혀야 일사불란한 기동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시계(始計)편의 내용은 손자병법 전반의 범론(汎論)이기도 하다. 그대로 기업 경영이나 라운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골퍼는 때론 장수도 되고 때론 병사도 되면서 스스로 도를 내세워 당당하게 나가는 것이다. 그날 라운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근골격계와 심리를 잘 제어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바람과 추위, 더위, 비, 안개 등 변화무쌍한 자연의 변화를 읽고 상황에 맞는 탄도와 클럽, 공략 루트 등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굴곡과 경사지, 계곡, 고도 차이 등 지형을 고려한 플레이도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돌아가야 할지 가로질러야 할지, 바로 넘겨야 할지 끊어서 가야 할지 등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골퍼의 덕목 가운데 장(將)에 해당하며, 룰에 맞춰 상대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겐 엄격한 모습은 법(法)이라 할 것이다. 베스트 스코어는 이들 5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질 때 작성될 수 있는 것이다. 역으로 말해 5가지 덕목 가운데 하나라도 결여된 베스트 스코어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MBC-E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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