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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와 지방자치
입력1999-05-03 00:00:00
수정
1999.05.03 00:00:00
도시에 사는 사람들, 특히 고향을 떠나 사는 사람들의 마음언저리엔 항시 향수와 고독이 깔려있어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다. 이것저것 다 뿌리치고 시골로 내려갈까 하는 귀소본능에 늘 젖어 사는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각박한 도시에도 각종 향토단위로 결성된 비공식 모임이 많다. 향우회·동호회·청년회 등등의 모임을 통하여 삶의 애환을 이야기하면서 향수를 달래고 인정의 교류를 나누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현재 살고있는 지역보다 오히려 떠나온 고향을 생각하며 도시에서는 마치 이방인처럼 살고 있는 듯 하다.도시의 지자체 장들은 주민들을 자치에 참여시키는 여러가지 시도를 해야 한다. 같이 어울리고 애환을 듣고 그러면서도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각종 모임의 회비를, 소주 마시는데 또는 야유회 가는데에 소비하는 것보다 한푼두푼 모아 노인잔치를 열거나 어려운 이웃과 학생들에게 쌀이나 장학금 지원 등 봉사의 길을 마련해 줘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 장이 우선 마음을 열고 부지런히 좇아다녀야 한다. 지자체 장이 아닌 같은 서민으로서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되어 아픔을 같이 느끼는 등 마음의 교감이 이뤄져야 한다. 그럴 때에 그들은 자발적으로 자치에 참여하게 된다. 지역의 장이 인정해주고 같이 어울릴 때 더욱 적극적인 지역봉사자가 되고 어려운 사람들도 찾아나서는 지원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꾸준히 계속돼야 한다. 이들의 봉사로 주민간 삶의 격차가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이웃과 사회를 위한 공동체 의식에 눈뜨는 것이야말로 바로 참여민주주의로 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자발적이고 열성적으로 지자체의 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이들을 통해 지방자치는 더욱 뿌리를 내려가는 것이다. 지자체 장은 하드웨어를 완성시켜주고 운영의 소프트웨어는 주민들이 채워야만 진정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가 이뤄진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구를 「도심속의 시골인심을 갖고 있는 도시」로 부르고 주민들이 우리 지역의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한다. 홀로 사는 노인에게 야쿠르트 배달하기, 동네 장학회만들기, 생활능력이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사랑의 반찬 나눠주기, 노인생일상 차려주기, 노인잔치 열어주기, 이삿짐 날라주기 등등. 이러한 일을 통해 각박한 도심에 피는 이웃애를 보면서, 그리고 지방자치가 소박하게나마 영그는 것을 보면서 나는 공직자로서의 내 인생의 의미와 보람을 늘 새롭게 느끼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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