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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오늘도 빨간 양말

제4보(61~80)


흑 61은 시급한 침공이다. 백대마 전체를 위협하면서 하변에 흑의 진영을 건설할 수 있는 요충지인 것이다. 62로 하나 끼워 탄력을 만들어놓고 64로 씌워가는 행마가 날렵했다. 구리가 65로 젖혀 실리를 빨아들이자 서봉수9단이 말한다. “완전히 빨대로군.” 해설 담당 이희성이 웃으며 그 말을 받았다. “왕년의 서명인님 스타일이네요.” 명인 타이틀을 내놓은 지 20년이 넘었건만 그는 아직도 명인이라 불린다. 백74로 지킨 것은 정수. 여기서 구리는 5분쯤 시간을 썼다. 그 사이에 검토진 사이에는 빨간 양말 얘기가 나왔다. 구리가 최근에 빨간 양말을 애용한다는 것. 그것을 신고서 대국한 날은 꼭 이겼다는 얘기. 오늘도 빨간 양말을 신고 출전했다. 흑75, 77로 견실하게 지켰다. 이희성은 구리가 너무 수비적으로 두고 있다고 한마디. 그가 제시한 것은 참고도1의 흑1로 좌상귀를 정비하는 수였다. 흑5까지 좌상귀를 깨끗하게 정비하면 좌하귀는 백6의 공격을 받아도 7에서 9로 단단하게 지켜서 집의 우위가 확실하다는 설명이었다. 백78로 좌상귀는 백의 손이 돌아가게 되었다. 백80이 득의의 수. 참고도2의 흑1이면 백2 이하 8로 중원이 하얗게 된다. (7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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