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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우리금융 민영화 일정 조정할수도"

'AIA' 하반기 홍콩증시 상장땐 '흥행실패' 가능성

영국 프루덴셜그룹과 미국 AIG그룹 사이의 AIA 인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자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 일정 조정을 포함한 전반적인 상황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금융 지분 56.97%를 국내외 연기금이나 전략적 투자자 등에게 분산매각할 계획인 정부로서는 AIG가 홍콩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경우 민영화 작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분매각 흥행 실패로 공적자금 회수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프루덴셜과 AIG 간의 매각협상이 깨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AIA가 하반기에 IPO를 준비한다는 점은 분명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 악재인 만큼 우선 시장의 분위기를 예의주시한 후 AIA 상장 시기를 피하면서 민영화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공모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쪽에 집중되기 때문에 우리금융 지분매각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영화 일정의 변경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상황 점검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AIG는 이번 매각 협상 결렬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가운데 정부로부터 조달 받은 1,320억달러의 구제금융 상환을 위해 이르면 오는 10월 홍콩 증시에 AIA를 상장할 계획이다. 공모예정물량은 100억~200억달러(약 12조~24조원)로 5월 상장한 삼성생명 공모금액(4조8,88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처럼 AIA의 홍콩 증시 상장 추진 소식으로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외국계 투자가들의 관심도 더욱 낮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민영화 방안이 발표되지 않은데다 금융산업 재편이라는 복잡한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수익을 올리기 힘들다고 판단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도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외국계 투자가들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것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이달 중순께 민영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AIA 상장으로 앞으로의 작업 진행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을 '선 정부 지분 매각, 후 은행 간 합병' 방식으로 가닥을 잡고 이달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연기금과 일부 금융회사, 사모투자펀드(PEF)들이 참여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각각 30% 미만의 우리금융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이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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