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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속이 아프다. 이 정부 끝날 때까지 속앓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그 진위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국무위원들을 쭉 둘러 본 뒤 대뜸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인 장병완 차관에게 “기획예산처는 차관이 (장관) 대행으로 참석하신 겁니까”라고 물더니 “오늘은 장관님들이 다 나오신 것 같네요”라며 운을 뗐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난번 국무회의 주재 때 차관님들이 많이 나와서 대통령이 힘이 빠져서 차관들이 나온 것이라고 신문들이 쓸까 봐 걱정했다”며 “오늘은 대통령이 나오니깐 장관들이 다 나왔군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명숙 총리가 “국회가 끝나서 그렇습니다”며 장관들이 많이 참석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자 노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렇습니까. 어떻든 속이 아파서, 속이 아프니까 하는 이야기 입니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 정부가 끝날 때까지 이런 유형의 속앓이는 계속될 것”이라며 “그래도 좋은 일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이날 ‘속앓이’ 발언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첫번째는 개각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시각이다. 정책 일관성 유지 차원에서 단행된 7ㆍ3 개각에 대해 ‘측근 회전문 인사’ ‘친정체제 강화’ 등의 제목으로 레임덕을 운운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또 임기 말을 앞두고 국무위원 군기잡기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집권 후반부에 국무 위원들이 배전의 노력을 기우려 달라는 의미다. 한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뜻도 담겨있다. 이에 대해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국무위원들을 질책한 뉘앙스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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