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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공직자·친인척 정책 테마주에 집중 투자

서울경제, 재산목록 분석결과… 미공개정보 이용 가능성 높아 규제장치 시급


임용혁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의 장남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로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제이비어뮤즈먼트(035480) 주식 663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주식 보유량은 총 2,600주로 늘어났다. 제이비어뮤즈먼트는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카지노 영업허가권을 취득해 지난해 4월부터 카지노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2012년 1,000원대였던 제이비어뮤즈먼트의 주가는 카지노를 개업할 당시 6,000원까지 급등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최대 카지노 업체 가운데 한 곳인 GKL을 자회사로 보유해 제이비어뮤즈먼트의 카지노 진출 소식을 미리 알고 투자했을 가능성이 있다. 임 감사 측은 "주식투자는 아들이 개인적인 여윳돈으로 했고 아버지의 직무와 관련된지는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국회의원·고위공직자와 그들의 친인척이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이 정상적인 경로로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주식투자를 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의 개연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현행 자본시장법으로는 이런 경우 처벌할 근거가 없다며 법을 개정해서라도 보다 엄격한 잣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부자 거래를 정보의 절도(Theft of Information)로 보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와 같은 수준을 요구한 것이다.



13일 서울경제신문이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의 재산목록을 분석한 결과 국회의원과 배우자·자녀들의 주식투자 보유액(상장기업 한정)은 2조2,318억원으로 2012년보다 4.21% 증가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5조6,390억원을 내다 팔며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및 그들의 친인척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정책 테마주와 주가급등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2013년 당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이었던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유하고 있던 동양철관(1,300주) 등 12개 종목을 매도했다. 동양철관은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관련 사안이 나올 때마다 주가가 급등락해 지난해 9월 단기급등 사유로 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임 의원의 모친은 지난해 남북경협주인 제룡산업 등을 사들여 주식보유액을 2,000만원 넘게 늘리기도 했다. 증권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통위에서 굵직한 남북 사안을 다룰 때마다 관련주 주가는 춤을 춘다"며 "내부자 거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관련 인사의 관련주 투자를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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