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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직장인 최상훈씨(61)는 얼마 전 주식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후 주식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 최씨가 얼마 전 발견한 상품이 바로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이표채였다. 최씨는 이표채에 투자하기 위해 최근 현대증권의 'QnA 월지급식 채권플랜'에 3억 원을 집어 넣었다. 이로써 최씨는 앞으로 2년 동안 매월 약 100만원을 이자로 꼬박꼬박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아직 미혼인 막내아들의 결혼자금이 필요할 때 언제든 중도환매가 가능해 자금이 묶일 걱정도 덜게 됐다.
국내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안정성을 갖춘 이표채 관련 상품이 주목 받고 있다. 이표채는 연 이자를 3, 6개월 등 일정 주기로 나눠주는 채권을 말하며 현재 대다수 채권이 이 방식으로 발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주목 받는 것이 3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되는 채권을 여러 개 묶어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현대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국공채와 금융채 조합의 '국공채플랜'과 공사채ㆍ회사채를 묶은 '회사채플랜'등은 다양한 채권조합을 통해 매월 4% 안팎의 이자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한 종목의 채권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채권을 동시에 매입하면서 채무불이행 등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이표채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결합해 매월 수익을 지급하는 '팝(Pop)골든에그'를 판매 중이다. 가령 연 5%의 수익을 추구하는 '5시리즈 거취식' 상품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지역채를 90% 가량 매입하고, ETF를 10% 정도 분할 매수한다. 증시 상황에 따라 코스피200 추종형 ETF와 레버리지ETF를 매매하는 전략을 취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월지급식 분배형을 선택하면 매월 최초 가입금액의 0.4~0.75% 수준의 현금을 지급받게 된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현재 2조원이 넘는 투자금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만기가 긴 장기채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10년 이상의 장기채권을 분리과세 신청할 수 있어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세금 납부를 분리해 신청하면 지방소득세 포함 33% 원천 징수하는 것으로 납세의무가 종결되고 종합과세에 해당되지 않아 최고세율 41.8%를 적용 받는 것보다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특히 지난달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에 따라 내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의 소득 기준이 3,000만원으로 낮아진 만큼 장기채를 통한'세테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발행하는 '토지주택채권111'은 20년 만기물로 매월 이자를 지급하는 이표채이다. 공사채의 특성상 신용등급은 AAA이며 표면이자는 4.33%이다. 지난 2월 발행된'토지주택채권112'역시 20년 만기물로 표면이자는 4.35%, 매매수익률은 약 3.34% 가량된다. 1억원을 투자할 경우 매월 31만6,000원 가량을 받게 된다. 20년 후에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세후 약 1억5,006만원 정도를 돌려 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는 결손금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보전하도록 명시돼 있어 국채와 다름 없는 재무안전성을 지닌다"며 "절세효과와 환금성도 좋아 투자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지난 7월 발행된 A0등급의 현대상선 5년만기 회사채(3개월 이표채), 지난 6월 발행된 A0등급의 한진중공업 3년만기 회사채(3개월 이표채) 등도 연 5% 안팎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신용등급 낮아도 고수익 가능한 채권 찾아라 두산건설71-2회·동부CNI37회 BBB급이지만 연수익 5~6%대 최근 채권 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회사채 발행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발행사 입장에선 더 없이 좋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채권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지난달 기준금리보다 낮은 연 2.98%의 금리로 3년 만기 회사채 3,500억원을 발행했고 SK텔레콤은 역대 최저수준인 연 3.30%의 금리로 10년 만기 회사채 1,400억원을 발행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결코 눈길이 가지 않는 수익률이다. 회사채 금리가 워낙 떨어지다 보니 신용등급은 낮지만 위험성이 적은 고수익 채권에 관심이 쏠린다. 이 가운데 특히'두산건설71-2회차'와 '동부CNI37회차'가 눈길을 끈다. 두산건설71-2는 만기가 1년4개월 가량 남은 상황이며 표면금리가 7.6%이다. 3개월 이표채며 은행예금으로 환산하면 연 6.62% 수준의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이지만 두산그룹의 재무지원을 받을 수 있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10년 두산그룹 플랜트계열사인 두산메카텍과 합병으로 4,5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며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동부CNI37은 만기가 1년 10개월 가량 남은 상황이며 표면금리가 7%이다. 3개월 이표채이며 은행예금으로 따지면 약 5.74%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0이지만 동부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를 담당하는 측면에서 부도 위험은 낮게 평가된다. 동부CNI는 전자재료사업과 무역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 시스템통합(SI)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I사업이 그룹 내 수요기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현금을 창출하고 있어 사업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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