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대타협 가로막는 노동계 내부 갈등

노사정위 전문가그룹 수정안에… 한노총 "진척 없어 수용 못해"

민노총도 장외서 "개악" 반발… 정부 "안되면 당초 계획대로 추진"

노동계 내부 강경파들의 반발로 노사정 대타협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18일 고용노동부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따르면 '노동시장 구조개선 원칙과 방향에 대한 노사정 공동선언' 초안을 마련했던 노사정위 구조개선특별위원회 전문가그룹은 해고요건 명문화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등 구체적인 문구를 모두 삭제한 수정안을 한국노총에 제시했다. 사실상 원칙적ㆍ원론적인 방향을 담은 수준에 그친 것이다. 특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갈등을 최소화하고 노사 모두 이익을 추구한다는 내용과 임금ㆍ근로시간ㆍ정년 등 현안은 언급 정도만 하려고 하는데 이조차도 노동계가 부담스러워한다"고 설명했다.

노사정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회의를 갖고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대신 비정규직 대책을 포함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노동계 측의 안을 전문가그룹에 다시 제출하기로 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나열된 것만 빠졌지 달라진 게 없어 수용할 수 없다고 결론 냈다"며 "문제 될 만한 것을 제외하고 다시 우리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별도의 전문가그룹 회의는 없어 팽팽한 긴장감 속에 19일 열리는 특위 전체회의에서 합의문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원론적인 합의 수준에 그치더라도 22일 노사정 본회의를 거쳐 추후 논의를 이어갈 여지는 남아 있게 된다.

이처럼 논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는 배경은 노동계 내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이런 시국에 왜 노총이 노사정위에 들어가서 정부와 산업계의 들러리를 서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애초 노사정위에서 발표하려던 '노동시장 구조개선 원칙과 방향 합의문'도 '합의문'이라는 표현을 노동계가 거부할 정도다.



여기에 노사정위 테이블에 참여하지 않는 민주노총도 "고용불안 및 저임금을 확산시키려는 심각한 구조개악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며 장외에서 반발하고 있다.

만약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될 경우 노동계는 명분을 잃고 설 자리가 급격히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정안까지 제시하며 노동계의 입지를 구축하고 위상을 세울 자리를 만들어줬음에도 거부하게 되면 책임 있는 주체이자 대화의 파트너로서 역할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노사정위의 한 참석자는 "국민과 정부가 인내할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모두가 여기고 있다"면서 "노사 모두 최소한의 부담과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위와 정부 내부에서도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논의가 되지 않으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도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지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까지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노동시장 개혁의 큰 틀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늦었는데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스케줄대로 서둘러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합의를 하면 그게 국민들에 대한 책임이고 방향과 의미를 함축한 것에 기초해 후속 작업을 신속히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