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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뉴욕시 재개발의 명암

뉴욕의 재개발사업은 주민 및 민간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민간위주 개발로 기존 거주자들의 소외와 또 다른 차별을 낳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헬스키친 개발은 시의 도시계획국, 맨해튼구청, 교통국 등이 개발안을 내놓고 있지만 민간단체, 학계의 제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기본계획(Master Plan)을 결정하는 도시계획위원회(Community Board)도 주로 민간인들로 구성되고 결정에 앞서 공청회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헬스키친 제안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콜롬비아대 마이클 코나드 교수는 “수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각종 건축ㆍ부동산개발업체, 대학연구소 등이 제안을 하고 이를 공론화해 보다 나은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참여는 다양한 단체ㆍ조직에서 이뤄진다. 주민이 자체 조직한 `헬스키친주민연합(HKNA)`, 소규모 토지를 활용해 정원을 만드는 `클린턴 커뮤니티가든`, 도심내 공개공지 확보운동을 벌이는 `디자인트러스트(design Trust)`등 비영리단체(NPO)들이 이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월말 제안설명회를 가진 콜롬비아대, 하버드대 등 교수ㆍ연구원들로 구성된 4개 대학 연구팀들도 건축사무소들과 산학연구를 통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민참여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민간주도 개발이 소득계층간 차별을 심화시킨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파크의 경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상층 소득계층을 대상으로 개발해 저소득층의 거주지가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주변에 살더라도 접근조차 쉽지 않다. 지구내 경비원이 항상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학까지 개발사업에 나서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시립대(CUNY)는 대표적인 슬럼가인 할렘 인근에 자리잡아 70년대말까지 흑인들이 대부분인 지역주민에게 무료입학의 혜택을 주는 등 지역공동체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인근 슬럼가의 건물을 매입하고 교직원들을 입주시킨 후 주변 지역에 백인, 아시안인들이 몰려들면서 주택값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학은 부동산투자로 돈을 벌게 되고 대학이 자체 운영하는 경비경찰로 지역치안이 유지됐지만 높은 임대료를 못내는 흑인들은 다시 외곽으로 내몰리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콜롬비아대 객원교수인 김세용 교수는 “도시재생사업이 도심공동화와 무분별한 교외지역 확산을 막고 도시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투자이익만 극대화하는 민간위주의 개발이 도시민의 새로운 갈등과 소외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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