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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이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월 케이스톤파트너스와 공동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금호고속 매각 작업도 이 회사의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IBK펀드의 운용을 맡은 IBK투자증권이 사실상 키를 쥐고 있다. 현재 시장을 달구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의 M&A 딜에 IBK투자증권이 모두 관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종만(57·사진) IBK투자증권 투자은행(IB) 사업부문장은 그래서 요즘 하루하루가 전쟁의 연속이다. 설 전무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유난히 굵직한 M&A 딜이 몰려 있어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라면서 "하지만 그만큼 IBK투자증권의 IB사업부가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실제 IBK투자증권은 그동안 IB사업 부문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설 전무가 영입된 2011년 10월 이후 IB사업부는 달라졌다. 그는 IB사업 부문을 현 체제인 △IB본부 △구조화금융본부 △기업금융본부 등 세 개 본부로 재조직한 후 인력 보강에 나섰다. 설 전무는 "맨 처음 회사에 왔을 때는 IB부서의 조직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적자에 시달리는 부서였지만 이제는 세 개의 본부가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흑자기조를 이어갈 만큼 조직의 기본적인 틀이 잡힌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IB사업부는 올해에도 지난해의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설 전무는 "기업금융본부의 IPO팀이 올해 확실히 흑자로 돌아서고 M&A 프라이빗에쿼티(PE)팀도 금호고속 매각과 관련한 중간 성과보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조화금융본부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전무는 최근 논란이 됐던 금호고속 매각과 관련, "가격조정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금호그룹은 지난달 9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우리사주조합 등 4개 계열사 및 금호 관련 모임이 금호고속을 인수하겠다며 IBK 측에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금호 측은 향후 실사 후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대해 설 전무는 "금호 측이 그동안 경영을 해왔으면서 다시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것은 시간 끌기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며 "가격조정은 절대 있을 수 없고 우선매수권자인 금호터미널이 자금을 마련해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금호터미널은 2013년 신세계 측에 광주신세계 백화점 부지를 20년간 빌려주면서 5,000억원의 보증금을 받았기 때문에 금호고속을 인수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앞서 IBK펀드 측은 금호그룹 측에 인수가격으로 약4,800억원을 제안한 상태다.
설 전무는 IBK투자증권이 강점을 지닌 코넥스 시장의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코넥스 시장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자의 예탁금 기준을 현행 3억원에서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설 전무는 "과거에는 개인들이 증권사에 일임매매를 하거나 주변의 권유만 듣고 '묻지마 식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 주식투자 문화는 많이 개선됐다"면서 "코넥스 시장도 개인예탁금을 1억원 정도로 낮추고 대신 기업들의 정보를 지금보다 더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3년 7월 코넥스 시장 출범 이후 지금까지 IBK증권이 주관을 맡아 상장한 업체는 18곳(코스닥 이전상장 1곳 포함)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지정자문사로서 올해에도 코넥스 상장업체 발굴에 적극 나서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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