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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산업활동동향.. 수출 6개월만에 증가세로
입력1998-10-30 19:39:00
수정
2002.10.22 02:33:45
『경제가 아직 장기침체의 긴 터널안에 있지만 이젠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은 지난 2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주례보고에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고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자중자애하는 스타일」임을 자처하는 李장관이 한 말치고는 무척 자신감이 넘쳐나는 표현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지표를 보면 우리경제의 급격한 하락세는 일단 멈춰선게 분명하다. 바닥이 보인다는 표현이 더 적당할지 모른다. 일각에선 『지금이 바닥』이란 성급한 얘기도 들려온다. 李장관은 그러나 「빛이 보인다」는 말 뒤에 『하루아침에 뭔가 달라진 것처럼 호들갑을 떨 이유는 없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9월 산업활동동향이 의미= 생산과 출하, 소비, 평균가동률 등은 올들어 가장 좋았다. 반도체생산이 72%나 늘어난데 힘입어 전체 생산은 지난 8월 11.8% 감소에서 0.3% 증가로 반전됐다. 8월 16.1%나 감소했던 출하도 감소폭이 2.9%에 머물렀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같은기간 62.9%에서 70.0%로 수직상승했다. 내수용 소비재출하도 감소율이 17.5%에 머물러 8월의 29.2%보다 크게 떨어졌다. 경기의 현재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6∼7개월뒤의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도 모두 상승세다.
그러나 이를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매년 9월에 이던 추석이 올해는 10월로 넘어오면서 9월 조업일수가 3일이나 늘어나 단순비교가 어려워졌기 때문. 한달 30일중 3일이면 10%에 해당한다. 생산하는 날짜가 많아지니 생산량이든 출하량이든 상대적으로 늘어나는건 당연한 일.
결국 이런 요인들을 모두 감안해 계산해낸 생산증가율은 마이너스 6%안팎이나 8월까지의 급격한 생산감소나 가동률 하락추세가 한풀 꺾이고 있음은 분명하다.
투자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 기계류수입 감소율도 8월 51.5, 9월 52.5%로 비슷했고 국내건설수주는 각각 41.9%, 50.3% 감소로 부진했다.
◇국제수지나 부도동향도 희망적이다= 지난 9월 수출은 6개월만에 전월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입도 소비·투자등 내수침체에도 불구, 전달보다 소폭 증가했다. 그동안 경상수지흑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도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다가 모처럼 수출과 수입이 함께 늘어나는 모양새를 갖췄다.
산업생산과 함께 국제수지가 이처럼 좋게 나온 배경은 비슷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9월중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이는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10월들어 조업일수가 줄고 해외시장의 수입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수출이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부도기업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어음부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 9월엔 0.31%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부도업체수는 7월 1,799개에서 8월 1,337개, 9월 1,085개로 급감하고있다. IMF체제이후 한계기업들은 대부분 이미 정리됐고 지금까지 버틴 기업들은 나름대로 생존전략을 세워 체질을 강화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7월이후 대기업의 부도가 없었던 것도 큰 힘이 되고있다. 창업열기도 뜨거워 9월 7대도시의 신설법인수는 1,667개로 전달보다 257개나 늘었다.
◇경기의 바닥이 보이고있다= 정부는 9월 산업활동동향을 평가하면서 경기가 급속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는 징후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물론 『앞으로 2∼3개월 추이를 더 지켜보자』며 경기가 바닥을 칠 시기는 좀더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통계청 강석인(姜錫寅)경제통계국장은 『10월 통계를 봐야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했는지 알 수 있다』며 『현재 각종 지표가 조금씩 호전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경기가 이처럼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에서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들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하고있는지도 관심거리다. 李재경부장관은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9월에야 시작하는등 재정지출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정책이 다소 늦어졌다』며 『지난 6월이나 7월쯤 재정지출 확대에 나섰다면 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거꾸로 경기부양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할 것이란 자신감을 의미한다. 『내년엔 확실하게 좋아질 것』이란 장담의 근거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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