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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돈과 군대’ 국제압력 배가
입력2003-10-17 00:00:00
수정
2003.10.17 00:00:00
이영섭 기자
`새정부 구성땐 다국적군 철수` 문구 추가부시행정부 870억弗 전후처리예산 `탄력`
두달 여의 진통 끝에 16일 통과된 유엔 안보리 이라크 결의는 미국의 파병 요청을 받은 한국 등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 통과 이후
결의안 통과로 5월 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 종전 선언 이후 혼란이 극심해진 이라크 상황을 치유할 국제사회의 노력이 배가될 전망이다. 유엔이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의 역할을 인정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군대와 돈을 지원받으려는 미국의 노력이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이라크 재건 국제회의에서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미국의 입지가 넓어졌다. 미국 국내적으로도 이번 결의는 부시 행정부에 적지 않은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870억 달러의 전후 처리 예산을 의회에 요청해 놓은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일각의 반대를 무마시킬 수단을 얻었기 때문이다.
백지위임장 아니다
두 달간 진통을 겪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번 결의는 국제사회가 미국에 주는 `백지수표`는 결코 아니다.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은 “이라크 안정의 첩경은 미국이 이라크의 주권을 조속히 이라크 국민에게 이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이라크의 주권 회복만이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는 데 공감하고 있어 미국 주도 다국적군의 앞날을 다소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반전 강대국간 어정쩡한 타협으로 마련된 안보리 결의로도 이라크 안정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면 주권 이양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결의는 무얼 담았나
미국은 러시아 등의 조기 주권 이양 촉구에 맞서기 위해 12월 15일까지 다국적군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총선, 헌법 제정 등 정부 수립 일정을 유엔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미군 주둔 시한을 못박아야 한다는 주장을 무마하기 위해 새 정부 구성 시점에 다국적군의 역할(점령)을 끝낸다는 문구도 막판에 추가했다.
특히 다국적군이 이라크 정부 구성 일정을 유엔 사무총장 특사와 협의토록 하는 한편 유엔이 정부 수립 과정에 강력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명시했다.
표결까지 우여곡절
당초 이라크 문제에 유엔을 개입시키지 않겠다던 미국은 8월 19일 바그다드 유엔 사무소 폭탄테러 이후 입장을 선회, 9월 중순 결의안을 처음으로 제출했다.
그러나 주권 이양 시기를 명기해야 한다는 프랑스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수정을 거듭했다. 13일 최종안이 나온 직후에도 러시아 등이 재 수정안을 제출했다. 미국은 16일부터 아시아를 순방하는 부시 대통령 일정 때문에 15일 표결을 고집했지만 러시아가 러ㆍ불ㆍ독 정상간 협의를 이유로 표결 연기를 주장해 관철시켰다.
미국은 이 틈을 타 중국과 파키스탄을 찬성 쪽으로 돌렸고 러시아 등의 입장도 일부 수용해 안보리 전체 15개 이사국 전원의 찬성을 얻어냈다.
<이영섭기자, 김용식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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