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사진)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3일 서울 중국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범현대가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촉을 밝혔다. 정 전무의 결혼식은 범현대가의 화해와 화합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었다. 특히 참석 여부가 주목됐던 정 전무의 백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화환만을 보내왔다. 재계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고 정몽헌 회장을 대신해 혼주로서 정 전무의 손을 잡고 입장하며 지난 해 현대건설 인수과정에서 빚었던 갈등을 해소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정 전무는 신랑과 손을 잡고 동시에 입장했다. 이날 예식 시작 시간보다 30분 앞서 모습을 나타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아버지가 오시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하고 대신 “(결혼을) 축하합니다”라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이어 결혼식장을 찾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현대그룹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허허허”하고 웃을 뿐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두 사람이 아들 딸 많이 낳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대선 비에스엔씨 대표,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등 범 현대가 오너들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이희범 경총 회장, 김무성 의원 등 정ㆍ재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은 불참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께서 불참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다만 일반적인 상식에서 가늠해볼 때 단정해 말할 순 없겠지만 이미 정 전무와 남편이 정 회장에게 인사를 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주례는 이동원 지구촌교회 목사가 맡았고, 신랑 신두식씨는 평범한 집안 출신으로 일본 금융회사에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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