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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 Joy] 보졸레 누보 이제 진짜 ‘꾼’만 즐긴다
입력2005-11-16 15:18:12
수정
2005.11.16 15:18:12
'싸구려 술' 오해 인기 시들…본고장선 판매량 기복 없어
올해는 예년에 비해 ‘보졸레 누보’ 바람이 잠잠한 편이다.
몇 년 전만해도 이맘때면 보졸레 누보 얘기로 온통 시끌시끌했다. 한국의 와인 대중화를 주도했던 술로 워낙 인기가 좋아 뒷골목 편의점에서까지 팔린 적이 있다.
그런데 올해는 편의점은 커녕 호텔이나 와인바에서도 보졸레 누보 마케팅이 시들해 졌다. 보졸레 누보 전세계 출시일인 11월 셋째 주 목요일(올해는 17일)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부르고뉴 주 보졸레 지방에서 매년 9월에 수확한 포도를 11월까지 숙성시킨 뒤 출시하는 와인의 상품명이다. 6개월 이상 숙성시키는 일반 와인과는 달리 신선한 맛이 생명이라 해를 넘기지 않고 마시는 게 특징이다.
와인 소매업체인 와인나라 측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보졸레 누보 수입 예정 물량은 2004년 대비 70% 정도 감소했다. 한국의 와인 전체 소매 시장은 ▦2001년 954억 원 ▦2002년 1,213억 원 ▦2003년 1,890억 원 ▦2004년 2,113억 원 ▦2005년 2,748억 원(추정)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는 데 반해 보졸레 누보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와인 전체 소비량의 70% 정도가 서울 강남에서 팔린다”고 보고 있다. 보졸레 누보는 특히 웰빙 소비 유행을 주도한다는 강남의 부유층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어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유를 ‘입맛의 고급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와인 맛을 알아가면서 고급 와인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관계자는 “최근들어 와인 관련 행사가 고급화하고 있다”면서 “이제 보졸레 누보 행사는 매력적인 마케팅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보졸레누보는 언론이 띄우고 언론이 죽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몇년 전 만해도 보졸레 누보 열풍에 호들갑을 떨던 언론 매체들이 지난해부터 보졸레 누보를 싸늘한 시각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보졸레 누보는 원래 저렴한 포도주로 산지에서 병당 5,000원 안팎에 불과한데 한국에서만 비싸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보졸레 누보의 인기에 큰 기복이 없다.
그러나 보졸레 누보는 여전히 의미 있는 포도주다. 올해 수확한 포도로 담궈 올해 맛볼 수 있는 와인은 보졸레 누보가 유일하다. 또한 프랑스 보졸레 지방의 올해 포도 품질을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 구실을 하기도 한다.
김혜주 와인나라 마케팅팀장은 “8만 원대 이상의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가 급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졸레 누보는 여전히 와인 애호가들이 꼭 맛보고 싶어하는 와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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