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ㆍ위성TV 방송사들이 드라마가 방송되는 기간 중 편성 시간을 바꾸는 등 자체 제작 드라마의 시간대 편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드라마가 방송 기간 중 시간대를 변경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 이는 지상파 방송사의 주력 프로그램과 방송 시간대를 맞추는 맞불 작전이 낮은 시청률 때문에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케이블ㆍ위성 오락 채널 tvN은 자체 제작 드라마인 '위대한 캐츠비'의 방송 시간대를 이번 주부터(5~6회 분) 수ㆍ목 오후11시에서 토요일 오후9시 2회 연속 방송으로 변경한다. '위대한…'은 1회에서만 시청률 1%를 기록했을 뿐 3~4회에서는 0.5%에 그쳤다. 수요일 11시05분에 방송되는 MBC의 '황금어장', 목요일 오후11시15분에 전파를 타는 SBS의 '헤이헤이헤이 시즌2'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오는 12월께 방송을 앞두고 있는 케이블 드라마 채널 드라맥스 역시 자체 제작 드라마 '형제여 어디 있는가'의 편성 요일과 시간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유병탁 드라맥스 편성기획국 차장은 "요새는 오후11시대의 지상파 오락 프로가 경쟁력이 높다"며 "이 시간대를 피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한 편성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ㆍ위성 영화 채널 OCN도 자체 제작 드라마인 '썸데이'가 시청률 1%를 넘지 못하자 방영 시간을 토ㆍ일 오후10시에서 금요일 오후11시로 옮긴 바 있다. 자체 제작 드라마의 경우 많은 제작비와 인력이 투입돼 방송사로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야만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케이블TV의 시청률 대박 기준이 3%까지 오른 상황이어서 시간대를 바꾸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사들에게 시청률을 내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금ㆍ토요일 밤 시간대"라며 "이 시간대에는 강력한 지상파 방송사의 미니시리즈나 오락 프로그램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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