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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 해양경영사연구] 청해진복원 조사발굴 연구
입력1998-12-04 00:00:00
수정
1998.12.04 00:00:00
손보기(단국대 석좌교수)요즘 복원이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복원이란 사회, 문화, 그리고 겨레의 삶을 다시 그려내는 일을 말한다.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내기 위해 역사의 뜻을 찾으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청해진의 복원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다. 우리 역사속에서 바다를 활용하고 바다를 통해서 인류의 복지를 증진하려고 한 것은 장보고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이다.
모든 수송수단 가운데 가장 큰 물량을 옮길 수 있는 것이 바다를 통한 길이다.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바탕으로 해상왕국을 만들었던 것은 장보고가 군림했던 시대다. 그 전통은 후삼국, 고려,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왔다. 발해, 고려의 수군, 조선의 조운·수군절도사, 경강상인, 보부상의 주문배달방식, 임란의 수군 전술 등도 모두 청해진에서 원류를 찾을수 있다.
청해진은 주위에 수로가 수없이 펼쳐져 있고 조류의 오묘함도 뛰어나다. 동쪽으로는 완도·고금도·조약도·산도를, 서쪽으로는 진도, 남쪽으로는 신지도·소안도·보길도, 북쪽으로는 해남·강진·장흥을 둘러싸여 있는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해안선과 물길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있는 청해진을 완도 섬 하나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청해진 유적의 발굴사업은 이들 바닷가를 따라 지표조사와 시굴조사를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조사가 이뤄지고 그 결과를 얻어서 21세기를 향하는 세계인의 낙원으로 복원해야 한다. 가벼운 관광중심의 개발은 삼가해야 한다.
또 청해진의 조사는 무역의 대상이었던 적산 법화원의 조사로 이뤄져야 한다. 법화원은 그 일부에 새로운 절을 일본의 후원으로 중건했으나 아직도 원래의 절터가 일부 남아 있고 그 곳에는 9세기초에 있던 기와와 유물이 묻혀 있으므로 이들의 조사와 발굴은 중국 영성시를 도와서 이뤄져야 한다. 인류 문화재의 보존차원에서 공동 또는 지원발굴을 하고 참다운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해양사회를 다시 복원하자는 것이 21세기를 향하는 유적 중심의 낙원을 복원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의 다자이후, 중국남쪽의 영파, 천태산, 소주, 항주, 진강, 양주, 회안, 연운항, 서주, 개봉 등의 조사연구도 국제적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청해진 복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해진이 만들어진 시대의 역사를 연구해야 한다. 당시의 당·신라·일본 그리고 인도·아랍의 여러 민족과 문화의 배경속에서 자연환경, 사회구조, 해양 조건, 조선, 항해술, 상품생산, 교역 등을 연구해야 한다. 역사시대만이 아니라 선사시대부터 내려오는 문화의 진화 발달을 찾아서 밝혀야 하고 전통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장보고대사의 청해진 창설에 따른 아시아에서의 최초의 해상왕국 건설은 그 역사성에 큰 뜻이 있다. 그 전통은 근대의 한국 상행위와 항해술로 맥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고 복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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