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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 홀대하는 시중은행

주택대출때 우대금리 신용카드 이용자와 최대 0.2%P 차이

신용카드, 수수료 등 수익성 높아 혜택 몰아줘

우대금리 유지 조건도 체크카드 더 까다롭게

"가계빚 줄이기위한 체크카드 장려정책에 역행"


직장인 B씨는 최근 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러 갔다가 생각에도 없던 신용카드를 발급 받게 됐다. 대출금리 우대 항목에서 체크카드 발급은 0.1%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신용카드는 0.3%포인트에 달했던 것. 소수점 한자리 금리에 몇 십 만원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연회비 5,000원 때문에 우대금리를 포기할 수 없었다. B씨는 "매월 체크카드 사용액만 100만원이 넘는데 우대금리 혜택에서 제외되는 건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정부에서 신용불량자를 줄이겠다며 체크카드 사용을 권하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금리 정책은 반대로 가는 듯하다"고 밝혔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을 이유로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은행은 체크카드 이용자들을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체크카드 이용자 홀대는 특히 대출창구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실제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시 신용카드 이용자에게는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지만 체크카드 이용자에게는 0.1%포인트만 제공한다. 분기마다 총 50만원 이상을 우리신용카드로 결제해야 우대금리 혜택을 유지해주는 등 조건도 까다롭다. 신한은행 또한 신용카드 이용자에게 0.2%포인트의 금리를 더 얹어주지만 우리은행과 달리 의무 사용액은 정해두지 않았다.

국민은행이 신용카드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우대금리는 0.3%포인트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체크카드 이용자에게는 0.1%포인트의 우대금리만 제공한다. 한 푼이 아쉬운 대출자에게 사실상 신용카드 가입을 강제하는 셈이다.

예금 상품의 경우 신용카드 이용액에 따라 최대 3.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우리은행의 '행복나눔 적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은행의 금융상품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에 동일한 우대금리를 제공해 그나마 차별이 적은 편이다.



은행이 이같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차별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신용카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결제금액의 2%를 가맹점 수수료로 받지만 체크카드의 경우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 연회비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카드는 계좌만 있으면 발급수수료가 무료인데다 연회비도 없다. 무엇보다 신용카드는 카드론 등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용카드 고객을 우대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셈이다.

단 이 같은 신용카드 우대 정책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충돌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정부는 지난 2012년 세법 개정을 통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15%로 낮추고 체크카드 공제율은 30%로 높인 바 있다. 통장 잔액만큼만 이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 활성화로 가계 부채를 줄이기 위한 복안이다. 이에 발맞춰 2월 카드 승인 금액 중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초로 20%대를 돌파하고 체크카드 발급 건수도 1억장을 넘어서는 등 체크카드 이용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은 체크카드 이용자 확보로 저원가성 예금을 다량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정부가 가계 빚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우대금리를 차별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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