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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메뉴라이프 합류… 경쟁 원점으로

●요동치는 ING인수전<br>16일 본입찰 앞두고 AIA 대항마로 급부상<br>KB금융 등과 3파전<br>노조 파업은 막판 변수


ING생명의 아시아ㆍ태평양 법인 매각 구도가 본 입찰(16일)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상태에서 요동치고 있다. 당초 ING생명의 홍콩ㆍ말레이시아ㆍ태국 법인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캐나다 보험사 메뉴라이프가 한국법인 인수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와 AIA생명의 대결로 좁혀졌던 한국법인 인수전은 3파전 구도로 짜이게 됐다. 특히 메뉴라이프의 한국법인 인수 의지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AIA생명으로 조금씩 기우는 듯했던 저울추도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ING생명 노조가 오는 13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파업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져 인수전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뉴라이프, AIA생명 대항마로 급부상=매물이 패키지로 나왔고 매각 주체도 ING그룹으로 같은 만큼 메뉴라이프의 입장 선회에 문제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법인 인수전에 메뉴라이프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은 의외다. 메뉴라이프의 '변심'을 부른 결정적 계기를 알기는 어렵지만 예비입찰 이후 실사 과정에서 인수합병(M&A) 전략에 변화가 있었음을 유추하는 정도다.

메뉴라이프는 그간 한국 시장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메뉴라이프는 지난 1989년 합작사인 영풍생명을 만들었다가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를 영국계 푸르덴셜생명에 매각하면서 한국 사업을 접었다. 사실상 10년 만에 실패하고 철수한 것이지만 호시탐탐 한국 시장에서 재기를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됐든 메뉴라이프의 등장으로 한국법인 인수 경쟁도 다시 시계 제로 상태가 됐다.



그간 인수전 구도는 사실상 AIA생명이 단독 드리블을 하는 양상에 가까웠다.

ING그룹과의 지분 관계 등을 지렛대 삼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듯했던 KB금융이 정권 말기 우리금융매각 건과 얽히면서 자체 동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법인 예상매각대금이 3조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KB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과감한 베팅을 하기는 어렵다.

이번 M&A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메뉴라이프가 한국법인의 가장 유력한 새 주인 후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AIA생명으로 모아지던 경쟁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법인 인수로 가닥을 잡은 메뉴라이프가 홍콩ㆍ말레이시아ㆍ태국 법인의 본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노조 파업 임박, M&A 협상 변수 될 듯=ING생명 노조의 반발도 인수전에 영향을 줄 개연성이 적지 않다. 현재 ING생명 노조는 고용 안정 등을 내걸고 파업에 나설 태세다.

누가 한국법인의 최종 주인이 되더라도 노조 문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ING생명 노조에서 파업 등 강경 기조가 힘을 받는 것도 어찌 보면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법인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는 또 다른 반증일 수 있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A생명이 최종 인수자가 될 경우 아무래도 큰 폭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인수 협상에서부터 이런 문제가 고려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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