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사진) 대성그룹 회장이 내년부터 6년간 세계 최대 에너지 전문 민간단체인 세계에너지협의회(WEC)를 이끌게 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에 이어 또 한명의 한국인 국제단체 수장이 탄생한 셈이다.
김 회장은 8일(현지시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WEC 총회에서 차기(2013~2015년) 공동의장으로 선출돼 3년간은 마리 호세 나두 의장(캐나다 하이드로퀘벡 수석부사장)과, 이어 오는 2016년부터 3년간은 의장직을 맡아 WEC를 이끌게 됐다.
WEC 총회가 공동의장 직위를 신설, 3년간 의장과 함께 WEC를 이끈 뒤 다음 3년간 의장직을 수행하도록 규정을 고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에너지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아시아 국가들의 위상ㆍ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는 세계 최대 에너지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공급자 위주의 시장구조 탓에 산유국들과 글로벌 에너지기업을 보유한 유럽ㆍ북미 국가들에 비해 영향력이 미약한 편이다.
김 회장은 총회 연설에서 "세계 에너지시장에 극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WEC가 세계 모든 지역, 모든 에너지 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과감한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WEC가 규정을 고친 것은 의장직 승계를 좀 더 원활하게 하고 유럽 중심으로 운영돼온 WEC의 영향력을 전세계로 확대하는 한편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관련 이슈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WEC 지도부는 의장ㆍ공동의장과 북미를 제외한 대륙별 부의장 5명으로 꾸려지게 됐다.
김 회장은 지난 2006~2011년 아시아태평양담당 부의장으로 활동하며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빈곤 이슈를 부각시키며 해법을 제시하는 등 아태 지역, 개도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WEC와 유엔ㆍ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기구 간 에너지ㆍ환경 협력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WEC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과 함께 대표적인 에너지 관련 국제단체로 94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3년마다 열리는 총회에는 각국 정부와 기업ㆍ학계ㆍ연구소 등에서 5,000여명이 모여 1주일간 현안을 논의하고 관련 제품ㆍ기술을 전시한다. 내년에는 대구에서 총회(2013 대구 세계에너지총회)가 열리며 김 회장은 총회 조직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편 대성그룹은 지주회사인 대성홀딩스와 종속회사인 대성에너지ㆍ경북도시가스ㆍ대성에너지환경ㆍ대성창업투자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704억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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