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생활을 위해 귀농과 귀촌을 선택할 경우 서울 등 대도시 지역에서 거주하는 것보다 생활비가 27%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농어촌 거주자의 월평균 생활비는 188만원으로 도시 거주자(238만원)보다 27% 적다"며 "은퇴 후 거주 지역과 개인의 생활방식에 따라 생활비는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을 떠나 사는 것만으로도 15%가량의 물가하락 효과가 있다고 분석됐다. 안전행정부 지방물가정보 공개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쌀 20kg 평균가격은 5만2,445원으로 전국평균(4만9,057원)보다 6.9% 비쌌다. 쌀을 포함해 지난해 서울은 식료품과 외식비·교통비 등 16개 품목 가운데 7개 품목이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은 삼겹살 가격이 1인분당 1만4,117원으로 전국평균(1만1,910원)보다 18.5% 높았고 소고기 가격도 500g당 3만7,274원으로 전국 평균(3만3,602원)보다 10.9% 비쌌다. 비빔밥은 7,818원으로 전국평균(6,310원)보다 23.9%, 삼계탕은 1만3,500원으로 평균(1만1,873원)보다 13.7%, 칼국수는 6,500원으로 11.2% 높았다. 삼겹살이 가장 싼 지역은 광주(1만422원)로 전국평균보다 12.5% 저렴했고 비빔밥은 강원도(5,611원)로 평균보다 11.1%, 짜장면은 대구광역시와 울산광역시가 4,000원으로 평균보다 6.5% 쌌다.
주택 가격도 서울은 올해 7월 말 KB주택가격동향조사 기준 ㎡당 493만원을 기록해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경기 지역이 311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인천(233만원), 울산(223만원), 경남(217만원)도 ㎡당 200만원 이상 됐다. 전국평균 ㎡당 주택 가격은 290만원이었다. 100세시대연구소는 일반적으로 농어촌 지역이 도시보다 주택 가격이 저렴해 귀농·귀촌을 위해 기존 주택을 팔고 남은 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00세시대연구소는 은퇴 후 귀농과 귀촌을 하는 것만으로도 생활비 절감과 농업 창업 등으로 새 삶을 계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귀농·귀촌 준비자금은 1억원에서 2억원이 29.3%로 가장 많았고 1억원 미만(25.6%), 5,000만원(20.7%)이 뒤를 이었다. 귀농할 때 초기 투자비는 농지구입 6,602만원, 주택구입 4,071만원, 시설·농기계구입 4,130만원, 기타사업 1,970만원으로 총 1억6,233만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공도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면 체계적인 귀농과 귀농 창업에 따른 토지와 주택구입, 농업창업 금융자금 대출이 세대당 2억원까지 되는 정부 귀농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귀농·귀촌을 하면 수도권보다 지방, 도시보다 시골이 편의시설이나 문화적 혜택이 적을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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