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세가 오랜만에 폭발한 덕분에 증시가 한숨을 돌렸다. 미국이 금리를 동결하고 분기 말 ‘윈도드레싱’ 기대감까지 나오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하락 분위기에서 벗어나 1,400포인트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선물매수에 따른 프로그램 개선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가 수급ㆍ모멘텀ㆍ투자심리가 실종된 이른바 ‘3무(無)현상’에서 벗어나는 데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28.94포인트(2.12%) 오른 1,392.73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따른 안도감이 상승세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선ㆍ현물시장에서 동시에 순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시장에서 4,218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프로그램매수에 힘입어 563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선물수급이 개선되면서 오랜만에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 규모는 4,985억원으로 하루 기준으로 지난 3월12일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에 따라 최근 9거래일 동안 계속된 프로그램 매도랠리도 일단락됐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이 그동안 계속된 매도세로 전날 5조6,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투신권은 최근 6거래일 연속으로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유입된 데 힘입어 이날은 7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분기 말을 맞아 기관들이 수익률을 관리하기 위해 매수세를 확대하는 ‘윈도드레싱’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수세에 따른 수급 개선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프로그램을 이끄는 선물시장의 경우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그동안 매도차익이 많았던 것을 감안할 때 일부가 다시 채워지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은 단기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윈도드레싱 기대감 등으로 며칠간은 반등할 수 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모멘텀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장중 한때 5,000계약까지 늘었다가 장 막판에 813계약으로 급감하는 등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반면 수급과 증시 주변상황을 좀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은행의 부정적인 전망 발표 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긍정적인 경제전망이 시장 분위기를 돌려놓고 있다”며 “프로그램 매수세도 추가적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 지수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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