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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리언의 문을 열고 전속력으로 달리면 날 수 있을까?

자동차는 양력 상쇄하도록 설계...속도 300km 이상 높여도 이륙하지 못해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비행기든 자동차든 어떤 물체가 중력을 이겨내고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위쪽으로 뜨게 하는 힘, 즉 양력(揚力)이 필요하다. 비행기의 경우 날개가 이 양력을 얻을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돼 있다. 비행기가 앞으로 전진할 때 날개가 공기를 아래쪽으로 밀어내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날개를 위로 들어 올리는 양력이 발생하는 것. 그렇다면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타임머신 카 드로리언(DeLorean)처럼 차의 문을 열었을 때 비행기 날개와 유사한 형태가 되는 자동차의 경우 문을 열고 전속력으로 달리면 하늘을 날 수도 있지 않을까. ‘나스카의 물리학(The Physics of Nascar)’ 저자이자 이 책에서 고속주행의 과학적 원리를 세밀하게 분석한 바 있는 다이앤드라 레슬리 펠레키 박사는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양력을 발생하는 것이 아닌 상쇄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 점에서는 드로리언의 ‘날개 문’도 별반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드로리언의 날개 문은 차를 들어 올릴 양력을 발생시킬 만큼 충분한 공기를 아래쪽으로 밀어내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드로리언의 문은 길이가 짧아 양력을 받을 표면적이 부족하고 비행에 적절한 직선 모양도 아니다. 더욱이 고속주행을 할 때 날개 문은 상당한 저항력에 노출될 수 있다. 문을 열고 전속력으로 달리면 하늘을 날기는커녕 문짝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펠레키 박사는 또 드로리언의 외관이 박스형이라는 점도 비행하기에 중요한 부적격 요인으로 꼽는다. 전면부의 면적이 1.8㎡에 달해 문을 닫은 상태에서도 다른 차량에 비해 공기저항이 심한데 문까지 열게 되면 공기가 차량 내부로 몰려들어 엄청난 저항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드로리언의 최고 시속인 170km로는 이 정도의 저항력을 극복할 수 없다. 고성능 엔진을 채용, 속도를 300km 이상으로 높여도 이륙에 이르지 못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일견 아쉬운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펠레키 박사는 차라리 드로리언이 날지 못하는 것이 운전자에게 훨씬 이득이라고 단언한다. 그녀는 “비행기와 달리 자동차는 바퀴가 지면으로부터 떨어지는 순간 차를 전진시키는 추진력이 사라진다”며 “이렇게 되면 저항력과 중력이 양력을 크게 능가해 그 어떤 방법으로도 추락을 면키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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