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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순익 예상보다 악화… 20% 더 떨어진다"

●은행 실적 연초부터 곳곳 경고음… 얼마나 안 좋길래<br>대출규제 강화에 마진 줄고<br>중기 연체율도 점점 높아져<br>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겹쳐


연초부터 국내 은행의 실적에 곳곳에서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다. 물론 올해 은행권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요 은행들의 실적 예상치가 지난해에 예상했던 2012년 수익전망에서 추가로 20%가량 내려가고 있다. 순익이 당초보다도 더 악화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득세하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주요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 하락에서 보듯 유럽 재정위기는 가라앉을 줄 모르고 내부적으로는 가계대출 등 규제 강화에 금리ㆍ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수익에 악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올해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하지만 기회요인도 있는 만큼 지난해처럼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 특별이익을 제외한 수준에서 이익을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공존한다.

◇대출규제 강화, 순이자마진 감소전망=금융 당국은 올해도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옥죌 가능성이 높다. 가계신용잔액만 약 892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장기 고정금리 상품판매를 유도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순이자마진(NIM)에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은행들을 옥죄는 것은 금리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의 답답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예상대로 1월에도 기준금리를 연 2.25%로 동결했다. 앞으로도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오히려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경기 흐름이 급속하게 냉각하면서 상반기 안에 추가로 기준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높은 예대마진을 누릴 수 있는 은행으로서는 이 요인만으로도 상당한 상처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임원은 "국내 은행의 NIM은 금융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가 최근 다시 하락기로 접어들었다"며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시점에서 NIM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중기 대출 연체…수수료 인하 부담까지=중소기업 등 대출 연체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올해 순익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중소제조업체 3,07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IBK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중소기업들의 경기전망지수는 33개월 만에 최저치다.



실제 은행들도 경기침체가 실물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대출관리 등에 나서고 있다. 그만큼 연체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비용이 많아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순익 감소와 연결된다.

대출 금리ㆍ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담도 있다. 기업은행은 대출금리 인하, 중기 컨설팅 등으로 4,000억원의 순익 감소가 예상된다. 국민ㆍ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은 송금수수료 인하 등으로 최대 1,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이익 지난해 기준으로 특수요인 뺀 수준될 듯=은행들은 지난해에도 어려웠지만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이익 같은 일회성 요인이 있어서 이익이 많았던 만큼 올해는 지난해 기준으로 따지면 특수요인을 제외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현대건설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며 "올해의 경우 어려움이 많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특수요인을 뺀 수준에서 이익을 낸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은행들은 상반기에는 어렵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사정이 조금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는 가늠하기 힘들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등 주요 국가들에 선거 일정이 잡혀 있어 일시적인 경기반등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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