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수신규모가 지난해 108조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좌당 5억원이 넘는 거액계좌도 꾸준히 증가했다.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정기예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은행들이 외형확대 경쟁 가열로 채권 발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중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수신 잔액은 931조6,350억원으로 한해 동안 108조5,370억원(13.2%)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5년의 증가규모 56조280억원(7.3%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부문별로는 예금이 31조3,880억원 늘었고 금전신탁 14조8,41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상품이 19조9,460억원 증가했다. 특히 은행들이 대출재원 조달을 위해 금융채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금융채를 통한 수신규모가 42조3,610억원이나 증가했다. 예금 가운데는 정기예금이 2005년 7조8,420억원 감소에서 지난해 18조8,440억원 증가로 반전된 데 힘입어 저축성예금이 23조4,440억원, 기업자유예금이 7조8,44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 수신이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콜금리가 세 차례 인상되면서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신규 취급분 기준)가 2005년 3.57%에서 지난해 4.36%로 상승한 게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저축성예금 가운데 계좌당 5억원을 초과하는 거액계좌 수는 지난해 말 현재 6만8,370좌로 전년 말보다 2,320좌 늘었고 금액 기준으로는 205조6,950억원으로 24조1,740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거액계좌가 늘어난 것은 법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수시입출 제한에 따른 자금이동으로 기업자유예금이 증가한데다 거액 법인자금 유치를 위해 정기예금 특판을 취급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