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탈출구] 한국을 '의료허브'로 선진국 수준 기술 활용 "블루오션 잡아라"2012년 세계 의료관광 시장규모 1,000억弗 육박"정부, 제도 개선·세제 지원 넘어 적극 해외홍보를" 임웅재 기자 jaelim@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싱가포르와 태국은 지난 2007년 각각 40만명, 150만명의 해외 보건ㆍ의료관광객이 다녀간 '의료관광 대국'이다. 해외 보건ㆍ의료관광객들이 두 나라에서 쓰고 가는 돈도 한해 각각 수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병원을 찾은 해외 환자는 2007년 1만5,000명, 지난해 2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환자 유치에 처음으로 발 벗고 나서는 올해 유치 목표도 4만명에 불과하다. 의료서비스의 국제화에 한발 앞선 싱가포르ㆍ태국과 견주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다. ◇의료기술 선진국의 80% 안팎= 우리나라 의료기술은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선진국의 76~87% 수준이며 암 치료, 장기이식, 미용ㆍ성형 등 분야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필적한다. 더구나 웬만한 진료비는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병원들은 이 같은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2007년 665억원의 의료서비스수지 적자를 냈다. 외국 환자들이 우리나라에서 572억원을 쓴 반면 우리나라 환자들은 해외에서 1,237억원을 썼다. 우수한 의료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산업을 새로운 달러박스이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블루오션으로 키워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료관광 대국, 아시아의 의료 허브 코리아'는 우리가 하기에 따라 실현 가능한 목표다. 더구나 의료서비스산업은 취업유발계수(생산액 10억원당 투입되는 취업자 수)가 16.3명으로 전체 산업 평균 12.2명보다 높고 제조업의 4.9명보다 3배 이상 높다. 최근 5년여 사이 우리나라의 대학병원 등 40여개 종합전문병원의 병상이 1만개 이상 늘어나 과포화 상태에 달한 점도 새로운 시장창출의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 세계 의료관광 시장규모는 이미 연간 600억달러를 넘어섰고 오는 2012년 1,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비가 비싼 미국 등 선진국 국민들 중에는 비용이 저렴한 해외에서 의료서비스도 받고 관광ㆍ휴양도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 아시아 의료관광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의료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정부도 때 늦은 감은 있지만 의료서비스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의료ㆍ교육ㆍ관광 등 부가가치가 높은 5개 서비스산업을 신재생에너지ㆍIT융합시스템 등과 함께 17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규제개혁 등 제도개선과 함께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해나가기로 한 것. 특히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의료 등 글로벌 헬스케어는 새롭게 주목해야 할 분야로 판단해 제도개선, 적극적인 해외환자 등 유치사업, U헬스 의료 인프라 구축 등 체계적인 추진전략을 마련해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주무부서인 보건복지가족부도 1월 '보건의료산업 경쟁력강화TF'와 산하 해외환자유치분과위원회를 구성해 3월까지 세부 과제와 단기ㆍ중기 실행계획(액션플랜)을 만들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4월에 정부 안을 확정,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복지부는 해외 환자 유치 활성화에 필요한 법령 개정, 비자제도 개선, 해외 마케팅 지원, 의료관광특구 지정 등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의료법 개정으로 5월부터 대행업자를 활용한 해외 외국인 환자유치 행위가 가능해짐에 따라 의료관광객 유치전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병원ㆍ서울아산병원ㆍ삼성서울병원 등 44개 종합전문병원은 외국인 입원환자를 입원실 정원의 5%까지 받을 수 있으며 외래진료의 경우 이 같은 제약이 없다. 종합병원ㆍ의원 등은 이런 제약이 아예 없다. 해외 환자 유치에 적극적인 병원들이 참여해 만든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의 이상준 부회장(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대표원장)은 "아직 외국에서 한국 의료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 방문한 환자가 100% 만족을 느끼고 돌아가 입소문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도 우리의 의료서비스 수준이 우수하다는 점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의료관광 대국' 싱가포르·태국 관광·휴양과 연계 환자 유치 국제병원인증으로 신뢰 확보 싱가포르 정부는 의료서비스 산업을 국가 성장엔진으로 선택해 관광ㆍ휴양 연계상품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외국인 환자에게 신속한 비자 발급 등 행정 서비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덕분에 싱가포르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지난 2003년 15만명에서 2007년 40만명으로 늘어났다. 싱가포르가 의료관광 대국을 노리는 것은 도시국가라는 한계로 자체 의료시장 규모가 작아 의료관광객 유치가 필요한데다 의료관광객이 쓰고 가는 외화가 일반관광객보다 2.5배가량 많고 고용창출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2003년 샴 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 세계 각국의 뉴스를 탄 래플즈병원의 유명세도 일조했다. 싱가포르는 오는 2012년에 100만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30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목표다.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 의료관광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관광대국'인 태국 정부도 전통 마사지, 스파 등을 결합한 보건ㆍ의료관광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를 이용한 외국인은 2005년 128만명, 2007년 150만명이나 된다.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의 40%가량이 찾는 범룽랏병원은 2005년 미국 뉴스위크가 세계 10대 병원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외국인 환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는 싱가포르ㆍ태국 병원들은 대부분 국제병원인증(JCIㆍJoint Commission's International) 등을 받아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JCI 인증을 받은 병원만도 40개가량 된다. 인도ㆍ중국 병원 중에서도 10여곳이 인증을 받았다. 싱가포르의 래플스ㆍ톰슨ㆍ마운트엘리자베스병원, 태국 범룽랏병원 등에는 영어ㆍ중국어ㆍ말레이어ㆍ한국어 등 2~3개국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이 외국인 환자와 상담하고 통역ㆍ호텔예약ㆍ여행상품 제공 업무 등을 담당한다. 싱가포르 병원을 많이 찾는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 등의 환자는 자국 출신 의료진과 상담할 수도 있다. 미국ㆍ영국 등에 유학을 다녀온 의사들도 수두룩하다. 싱가포르ㆍ태국 등은 한국처럼 영리병원 설립을 금지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중소 병원들도 투자를 받아 좋은 의료진과 시설을 갖추고 외국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인도도 의료관광 대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뛰어난 가격경쟁력과 IT 네트워크를 활용해 2004년 18만명의 외국 환자를 유치, 3억달러를 벌어들여 싱가포르(27만명, 2억9,000만달러)를 추월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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