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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속의 보물, 치아 이야기] 구취는 왜 생길까

음식물·흡연 등서 유발 원인부터 알고 치료해야


[입 속의 보물, 치아 이야기] 구취는 왜 생길까 음식물·흡연 등서 유발 원인부터 알고 치료해야 나효정 제이치과 원장 고약한 몸 냄새는 콜린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도 관련 있다. 따라서 달걀, 생선, 간 콩 등 콜린성분을 많이 든 식품을 적게 먹는 게 몸 냄새를 줄이는 방법이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본인은 잘 몰라 괴롭고 상대방은 알아도 말해줄 수 없어 괴로운 것이 있다. 바로 '구취'다. 쉽게 표현하면 입냄새다. 수 많은 '구취 자가진단법'이 인터넷을 떠돈다. 돌려 생각하면 그만큼 많은 이들이 '혹시 내 입에서도 냄새가 나지 않을까' 걱정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약 50% 정도가 '구취로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도 서로 물어보거나 얘기해줄 수 없어 고민만 커진다. 그렇다면 구취는 왜 생길까. 구취는 입 안에 있는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할 때 만들어내는 '휘발성 황화합물'이 원인인 불쾌한 냄새다. 물론 입 안에 세균과 단백질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때문에 누구나 어느 정도의 구취는 있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저런 이유로 세균과 단백질이 증가해 입안을 계속 씻어도 숨을 쉬거나 얘기할 때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가장 흔한 경우는 양치질이 부실해 음식물이 치아 사이에 끼는 경우다. 마늘ㆍ양파ㆍ고기 등 특정 음식물을 먹어도 분해하는 과정에서 황 성분이 증가해 구취가 심해진다. 잇몸에 염증이 있거나 혀에 백태가 낀 경우도 세균이 많다는 증거로 구취가 증가한다. 타액도 구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화나 특정 약물 때문에 구강 건조증이 생기면 구취가 난다. 건강한 사람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공복 때, 그리고 흡연 후 입 냄새가 심하게 나는데 모두 타액과 연관된다. 자고 있을 때나 공복에는 침 분비가 감소하고 흡연은 구강 건조를 유발하는 등 입 안의 세정작용을 방해한다. 질병도 구취의 주요 원인이다. 축농증ㆍ편도염ㆍ기관지염ㆍ폐렴 등 호흡기계 질환과 위ㆍ신장ㆍ간 등 소화기계 관련 질환이 있을 때도 구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진단은 휘발성 황화합물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관에 불어넣은 숨 속에 담긴 황화합물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구취로 판정된다. 구강 건조에 따른 구취인지 알기 위해 침분비량을 측정하기도 한다. 객관적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본인은 구취라고 느낄 수도 있다. 이는 대인공포증의 하나인 '체취공포증'으로 서구보다 체면을 중시 여기는 한국과 일본 등 동양 사회에서 더 자주 발견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치료법은 입 안에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를 줄이는 것이다. 잇몸에 염증이 심하다면 스케일링 등을 통해 치료하고 양치질을 잘 해야 한다. 혀에 백태가 있다면 혀 전용 세정도구를 이용해 구석구석 닦아주면 좋다. 구강 건조증은 인공타액을 이용할 수 있지만 황을 포함한 음식을 줄이고 과일과 채소류를 많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수를 뿌리면 대화하기 전까지는 좋은 향기로 기억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가까워진 후에도 '향기로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입 안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먼저다. 양치질 열심히 해도 입냄새 나면 내과 찾아봐야 회사원 김모(24ㆍ여)씨는 입 냄새가 많이 나 항상 양치질을 5분 이상 하고 출근한다. 회사 동료들이 주위에 고약한 냄새가 난다면 얼굴을 찡그릴 때마다 자신의 입 냄새 때문이 아닌지 새가슴이 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김씨처럼 입 냄새나 각종 몸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이로 인해 상대방과 가급적 거리를 두려고 애쓰게 되면서 소심한 사람으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적당한 체취는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지만, 주위 사람에게 역겨움을 줄 정도라면 문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인구의 50~65%가 입 냄새로 고민하거나 고통 받은 적이 있고, 몸 냄새도 100명 당 1~2명 정도다. 입 냄새 입 냄새 원인은 입안의 문제가 90%, 다른 신체 내부 장기의 문제가 10%를 차지한다. 입 냄새는 스스로 깨닫기가 쉽지 않지만 컵을 입에 바짝 대고 숨을 내쉰 뒤 냄새를 맡기, 혀로 침을 손등에 살짝 묻힌 후 냄새 맡기, 두 손으로 입을 감싸고 바람을 불어 냄새 맡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입 냄새 예방의 지름길은 치아와 잇몸, 혀를 골고루 닦는 것. 치아 닦기는 '3ㆍ3ㆍ3'법칙 즉, 하루 3번, 3분 이상, 식후 3분 이내에 닦는 것을 생활화한다. 닦기가 가장 어려운 부분은 혀의 뒷부분. 입 냄새 원인의 60%는 혀에 있다. 흔히 말하는 '설태(혀에 낀 때)'때문. 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쓸어 내리되, 너무 세게 문지르지 말아야 한다. 입안이 건조해도 세균이 증식돼 입 냄새가 난다. 나이가 들수록 입가에 침이 하얗게 보이는데 이는 입안의 건조함 때문이다. 최종훈 연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물을 자주 마시고 입안을 헹궈만 줘도 냄새를 막을 수 있다"며 "섬유질이 많은 과일이나 채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육질이 꺼칠꺼칠해서 치아의 플라크나 설태를 닦아내고 혀의 타액선을 자극, 침의 분비를 촉진해 입 냄새를 없애준다"고 덧붙였다. 만일 입안에 문제가 없는데도 냄새가 난다면 내과를 찾는 게 좋다. 당뇨병이 있으면 말을 할 때 아세톤 냄새나 연한 과일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단내'라 부르는 냄새가 그렇다. 또 말할 때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면 콩팥 기능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종철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배설이 잘 안 돼 혈액 및 침 속의 요소 농도가 증가, 그 일부가 암모니아로 변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폐 질환인 경우에는 숨쉴 때 비린내가 약간 나기도 한다. 여성들의 경우 생리기간 중 입 냄새가 심해질 수 있는데 이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황체호르몬이 체내 황화합물을 늘리기 때문이다. 액취증 암내라 불리는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는 땀이 문제다. 이 땀 속의 지방산과 유기물 성분이 땀샘 주위에 몰려 사는 박테리아와 결합ㆍ분해되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지방 성분이 많이 든 육류 섭취가 늘어 액취증 환자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실정이다. 냄새가 약하게 나면 약용비누나 향료 등 방취제를 사용하고 샤워를 자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발한 억제제를 써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겨드랑이에 파우더를 뿌려준다. 털이 많은 사람은 제모를 하거나 면도를 한다. 달걀이나 생선, 간, 콩류 등 콜린 성분이 많은 음식은 몸 냄새를 강하게 하는 만큼 섭취를 자제한다. 액취가 아주 역하게 나면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을 써볼 수 있다. 리포셋 흡입술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다. 부분 마취 후 3㎜ 크기로 겨드랑이 두 군데를 절개한 뒤 금속관을 삽입해 땀샘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발 냄새 발 냄새는 발에서 땀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됐을 때 각질층이 세균이나 곰팡이와 결합, 부패돼 발생한다. 발 냄새를 제거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발을 깨끗이 씻어주고 항상 청결을 유지하는 것. 발을 씻을 때 마지막 헹구는 물에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려 씻어내면 냄새가 제거된다. 씻고 난 뒤에는 파우더를 뿌려 습기를 제거한다. 외출 전 발 냄새 제거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나쁜 냄새를 제거할 뿐 아니라 발과 다리의 피로를 푸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꽉 막힌 신발은 피하고 통풍이 잘 되는 양말을 신는다. 이렇게 해도 고린내가 계속 난다면 발에 땀 분비 억제제를 바르거나 항콜린성 약물을 먹는다. 아주 심하면 땀 분비에 관여하는 교감신경의 일부를 처단하는 주사를 놓는 방법도 있다. 보톡스 주사도 고려해 볼 만하다. 효과가 6~12개월 정도만 지속돼 다시 맞아야 하는 것이 흠이지만 효과가 확실하고 간단하다. 콧속 냄새 흔히 축농증이나 위축성 비염, 종양 등이 있을 때 치즈 냄새와 비슷한 고린내가 코 안에서 난다. 질병으로 인해 콧속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게 되면서 점액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 이 경우 생리 식염수로 콧속을 씻어내면 콧속에 존재하는 분비물과 코딱지 등이 제거돼 냄새를 줄일 수 있다. 단, 생리 식염수의 염분 농도가 너무 높으면 콧속 점막의 섬모 운동이 파괴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급성 축농증은 약물 치료로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만성 축농증이라면 수술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리빙앤조이] 건강·패션… 몰랐던 생활정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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