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작 뮤지컬이 많이 만들어져야 해요. 작품이 수출되고 수익성을 높여야 산업 규모도 커지잖아요. 창작 뮤지컬이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송승환(50) PMC 프로덕션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뮤지컬을 산업으로 성장시킨 일등 공신이다. 2004년 '난타'를 국내 최초로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린 뒤 18개월 간 장기 공연함으로써 해외 진출의 터를 닦았다. 국내 창작 뮤지컬을 처음으로 해외에 라이선스 판매한 것도 송 대표. 지난 24일 창작 뮤지컬 '달고나'가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아뮤즈'사에 순매출 5%를 지급받는 라이선스 계약으로 판매됐다. 뮤지컬 '대장금'도 대본ㆍ음악ㆍ의상 등 라이선스를 일본에 판매해 14만 5,000달러(약 1억 3,000만원)를 벌어들였고, 중국에는 오리지널 팀의 투어 공연 계약이 이뤄지면서 25만 5,000달러(약 2억 3,000만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송대표는 "황무지를 개척하듯이 일을 하고 있다"며 "선배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후배들은 좀 더 좋은 여건에서 해외 작품들과 승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 10월부터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는 제작사 '예감'의 비언어극 '점프'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난타의 18개월 뉴욕 공연이 최종 적자였던 이유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소홀했기 때문이었다는 것. 그는 "브로드웨이 시장의 70%가 관광객이기 때문에 롱런을 위해서는 관광객 마케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제작자인 그에게도 창작 뮤지컬을 만들기는 여전히 어렵다. 자금 조성, 대관 등 모든 면에서 여건이 너무 척박하기 때문. 그는 "라이선스 뮤지컬인 '레미제라블', '캣츠'를 한다면 크게 어렵지 않게 쉽게 대관할 수 있지만 창작 뮤지컬 '대장금'을 하겠다니 극장 찾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티켓 판매는 더욱 만만치 않은 일. 창작 뮤지컬은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일반 관객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다. 그는 기업ㆍ은행들을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문화마케팅을 강조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업 문턱을 오간 끝에 결국 뮤지컬 '대장금'의 손익분기점인 유료관객 55% 중 절반 가량인 25%를 기업들에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왜 그토록 힘들게 창작 뮤지컬 제작에 매달리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 우리 뮤지컬계는 작가ㆍ작곡가 등 크리에이티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재능 있는 인재들을 뮤지컬로 불러들이려면 결국 창작 뮤지컬을 계속 제작하고 해외에 알려 인지도를 높이고 파이(전체시장)를 키워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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