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의 전신인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1993년 멕시코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진출 초기 7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장악한 현지 업체들의 텃세들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2013년 동부그룹 인수 이후 사명을 동부대우전자로 갈아탄 이 회사는 로컬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승부수로 '현지 맞춤형 전략'을 내세웠다. 전기오븐에는 버튼 하나로 현지 요리를 뚝딱 만들어주는 기능을 추가하고 냉장고에는 국화를 새겨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식이었다.
이 같은 '감성 마케팅'으로 지난해 2위까지 치고 올라간 동부대우전자는 올 들어 마침내 로컬 업체의 텃세를 뿌리치고 최고 자리에 등극했다.
현지 진출 22년 만에 이역만리 멕시코에서 '기적'을 일궈낸 셈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올해 1∼4월 멕시코에서 냉장고 16만대를 팔아 점유율(31%)로 1위를 차지했다고 16일 밝혔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났다.
동부대우전자의 냉장고가 국내외의 단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대표이사에 취임한 최진균(사진) 부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동부대우전자는 멕시코에서 로컬 업체인 마베일렉트로닉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뒤 수개월 만에 이 회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현지인의 특성에 맞춰 냉장고 문에 멕시코 국화 문양을 새기는 등 현지 특성화 전략이 주효했다"며 "올해 멕시코 시장에서 2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멕시코에서 1억8,700만달러(약 2,09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회사 전체 실적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진균 동부대우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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