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41·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지난 1월 'PC 오프제도'에 이어 '여직원 홈 안심제도'라는 새로운 직원 복지카드를 내놓았다. PC 오프제도가 전 직원의 근무여건 개선이라면 여직원 홈 안심제도는 여성 안성맞춤 정책이다.
현대백화점은 보안업체 ADT캡스와 손잡고 다음 달 1일부터 여직원 홈 안심제도를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대상은 다세대 주택이나 빌라 등 상대적으로 방범이 취약한 주거지에 혼자 사는 여직원으로 집에 열선감지기·자석감지기 등 보안장치를 설치해준다. 또 강제로 출입문이나 창문을 열 경우 경보음이 울리고 보안업체가 즉각 현장에 출동하는 '긴급출동 서비스'도 지원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 희망자 접수를 받고 보안장치 설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여직원 홈 안심제도가 백화점 여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계열회사로 확대·시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회식 등으로 귀가가 늦어진 여직원들이 택시를 이용할 경우 승차시각·위치·차량정보 등을 보호자에게 전송하는 '택시 안심 귀가 서비스' 도입도 검토 중이다.
여직원 홈 안심제도는 근무 여건 개선을 통해 조직문화를 혁신하려는 정 회장이 올 들어 두 번째로 내놓은 작품이다. 현대백화점은 정 회장이 지난달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여성 강력범죄 증가로 불안하다는 여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지시를 내린 후 곧바로 대책을 마련했다. 정 회장은 매월 한 차례씩 신입사원부터 부장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 40여 명과 식사를 하며 소통하는 자리를 지난 2003년 이후 11년째 이어오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사의 경우 19시, 점포는 20시 30분 이후 PC가 자동으로 꺼지게 하는 PC오프제도 정 회장이 직원들과 자유로운 대화로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비롯됐다"며 "여직원 홈 안심제도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슷한 유형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민간기업이 직접 나서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안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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