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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벤처도 연말 인센티브 없다
입력2000-12-17 00:00:00
수정
2000.12.17 00:00:00
흑자벤처도 연말 인센티브 없다
벤처업계가 내년 경기가 워낙 불확실하자 올 한해 대단한 경영성과를 올린 벤처들도 주주 배당은 물론 임직원들에 대한 보너스 지급마저도 삼가고 있다. 자금여력이 없어서보다도 내년도 경기전망이 워낙 불확실해 내부유보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7월 코스닥에 등록한 SI 전문업체인 I사는 올해 매출은 약540억원. 연초 목표치 460억원보다 80억원이나 초과 달성했고 지난해 매출 300억원에 비해 무려 80%나 증가했다. 세후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29억원에서 올해는 31%이상 증가한 38억원을 기록할전망이다.
그러나 이회사는 주주 배당이나 임직원 보너스 대신 약 20억원에 달하는 백본 장비를 구입하고 50%의 감가상각을 실시했다. 또 최근 12명의 연구 및 영업직원을 보강, 작년말 30명인 임직원을 112명까지 늘였다.
이회사 재무담당 K이사는 "높은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코스닥등록 이후 주가가 계속 공모가 이하로 맴돌아 주주들에게도 고생 많았던 임직원들에게도 너무 미안해 소액이나마 배당과 보너스 지급을 계획했다가 포기했다"며 "내년도 경기전망이 워낙 불확실해 어쩔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웹기반 ERP(전사적자원관리)솔루션 선두업체중 하나인 N사도 올해 지난해 보다 4배이상 많아진 8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억원에서 15억원으로 7배이상이나 높아졌다. 그러나 연말 배당이나 보너스는 없다.
김사장은 "내년도 코스닥등록을 위해 내부증자 자금이나 투자자금으로 대부분 사용할 계획이다"며 "내년 3월중 직원들을 중심으로 소폭의 연봉인상은 고려하고 있지만 연말 배당이나 보너스 지급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I사도 경영성과는 좋았지만 연말 보상이 없기는 마찬가지. 올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배이상 많은 55억원, 당기순이익은 3배이상 많은 10억원 정도를 달성했지만 임직원 교육비나 체력단련비, 동호회 지원비 등만 소액 인상하고 추가적인 인센티브는 없다.
올해 매출이 처음으로 80억원을 돌파한 C사도 지난해 매출이 1억원미만에서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T사도 주주들이나 임직원들에게 어떠한 어떠한 연말 인센티브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마음 한편으론 섭섭하지만 벤처업계 치고 즐거운 연말을 맞고 있는 벤처가 얼마나 있겠냐"며 "그나마 회사사정이 좋아 구조조정에 휘말리지 않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임원은 "주주들이나 임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많이 줄 수 있는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충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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