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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 다시 어깨 펴나

ECB 추가 부양책 가능성… 정부 "엔저에 더 적극 대응" …

현대차·LG화학 등 모처럼 반등


지속되는 엔화 약세에 몸서리치던 수출주들이 모처럼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과 함께 정부당국이 엔화 약세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심리까지 더해지며 수출주의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005380)는 전날보다 2.21%(3,500원) 상승한 16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일 만에 다시 16만원대를 회복했다. 기아차(000270)도 1.52% 오른 5만3,500원에 거래되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LG화학(051910)(2.17%)과 롯데케미칼(011170)(3.07%) 등 화학업종과 현대중공업(009540)(2.43%), 대우조선해양(042660)(2.81%), 삼성중공업(010140)(0.38%) 등 조선업종으로 대표되는 수출업종 주가도 전날에 이어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수출주들이 일제히 반등에 성공하면서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3.39포인트(0.18%) 오른 1,939.87포인트로 장을 마치며 모처럼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던 수출주가 이틀째 상승 흐름을 탈 수 있었던 것은 유럽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직후 "정책위원회는 필요하다면 비전통적 조치들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이 기존의 경기부양책에 더해 양적완화 조치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유럽과 뉴욕 증시는 즉각 반응하며 일제히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가 추진 중인 1조유로 규모의 자산매입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데다 유럽 경기 회복이 시차를 두고 반응하는 만큼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져 있는 수출주들의 펀더멘털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를 더 이상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도 수출주들의 반등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가파른 엔저 현상에 대해 "제약과 한계가 있지만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 직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상황을) 보겠다"고 강조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날 국회에서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엔화 가치가 하락한 만큼 원화 가치도 떨어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원90전 오른 1,093원70전에 거래를 마쳤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엔화가 그동안 약세를 유지했고 수출주들은 기업 가치에 비해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며 "엔저에 원화도 동조세를 보인다면 수출주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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