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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최우선 “현금확보”(IMF구제금융 폭풍/재계 생존전략)

◎해외차입 단절속 금융 신용경색 불보듯/전문가들 “고정자산도 팔각오 해야” 지적『4대그룹도 자금난으로 도산할 수 있다.』 IMF 구제금융시대를 맞아 자금시장 경색·금리폭등·주식폭락 등 금융위기가 산업계 전반을 강타하면서 한두달전만해도 가상으로만 느껴졌던 이같은 말이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미 4대그룹의 회사채도 매입세력이 없어 거래가 거의 끊겼고, 남의 일로만 여겨졌던 3불문시대(금리·금액·기간불문)가 이들 그룹에서도 시작됐다.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율이 매일 1% 포인트 가까이 올라 18%대까지 치솟고 기업어음(CP) 수익률도 법정상한선(25%)에 육박하고 있지만 이 금리에도 회사채나 CP가 소화되지않고 있다. 자금사정은 어느 정도일까. 『은행권과 종금사에 대한 협조요청, 일일·주간자금 상황등을 파악하기 위해 퇴근조차 하지 못할 때가 많고, 그룹회장도 직접 자금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시장은 마비상태며, 해외자금조달도 어려워 날로 악화되고 있다.』 4대그룹중 한 곳의 그룹자금담당 임원의 말이다. B그룹의 기조실장은 『신규대출은 안되는데다 상환요청은 쏟아지면서 다른 일은 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소들은 IMF로부터 구제금융이 지원되더라도 금융기관의 부실정리에 따른 대출여력 감소로 신용경색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또 긴축재정, 경기침체로 기업의 부도가 증가하면서 금리프리미엄이 상승, 금리급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기관의 대출축소 및 회수 ▲채권발행 수요증가 ▲시장금리상승등이 겹치면서 경상적인 자금수요를 충족시키기에도 벅찬, 최악의 자금경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IMF구제금융으로 법정관리 한국이 금융위기를 해결할 수있을 지에 대한 불신감이 증폭, 일본 등 각국 금융기관들이 한국에 대한 대출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경련이 27일 기조실장회의에서 무엇보다 금융대출상환 연장 등 특단의 조치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은 『은행은 종금사를 믿지않고, 종금사를 기업을 믿지않으면서 금융메카니즘이 무너져 버렸다』며 정부가 나서는 특단의 조치를 강조했다. 또 「국내최고의 기업」으로 인식돼온 삼성이 긴축에서 생존경영체제로 전환, 대대적인 임금삭감과 경비절감을 단행하고 투자도 자체조달범위로 제한키로 한 것은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절박한 현실대책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IMF 구제금융이후 도래할 자금경색과 고금리시대에서 현금흐름을 조정·통제할 수있는 재무기능강화와 재무개선만이 기업생존을 위한 최선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휴·불용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지적에서 요즘에는 사용중인 고정자산까지도 매각, 자산활용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은 캐시플로우를 최우선 경영정책으로 정해 「체면」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던 특단의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신규투자를 중단하는 것은 물론 본사사무실이나 영업거점을 2급지로 이전하고 매각손이 나더라도 투자자산을 즉시 매각, 현금흐름을 원활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세기말적 위기상황에서 최소한 기업목숨만은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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