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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7년의 교훈(사설)

독일이 통일된지 어제(3일)로 만 7년을 맞았다. 지난 90년 10월3일 분단 45년만에 동·서독이 통합, 한 국가를 이룬 독일은 지난 7년간 각종 제도적 차이와 정서적 이질감을 극복,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로서는 부러울 따름이다.베를린장벽의 붕괴와 함께 찾아온 동·서독의 통일은 20세기의 역사를 바꾼 최대의 이벤트로 기록될만 하다. 뒤이어 구소련도 몰락, 이데올로기마저 종언을 고했으니 독일은 20세기를 축약해 놓은 현장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러나 빛을 받는 곳에도 반대쪽엔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하물며 거의 반세기를 적대시하며 살아온 국가대 국가간 통합에 있어선 그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서독이 동독을 흡수·합병한 형태로 이루어진 통일이기에 한층 그렇다. 독일정부는 통독후 동독지역의 경제재건을 위해 연평균 1천6백억마르크(한화 약 80조원)를 쏟아 부었다. 지금까지 투자한 총액은 지난 3월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인 1조마르크(5백10조원). 민간부문까지 포함한다면 2조마르크(1천20조원)가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동독재건에 쓰여졌다. 덕분에 낙후돼 있던 동독의 경제는 연평균 7%씩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지금 동독 근로자의 임금은 서독의 89%선에 육박, 어느정도 평균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률과 아직도 두 지역 주민들간의 심리적 갈등이다. 지난 8월말 현재 독일전체의 실업률은 11.4%에 달한다. 서독지역이 10.2%인데 비해 동독지역은 18.3%로 거의 두배다. 서독지역 주민들은 동독지역을 위해 엄청난 세부담을 떠안게 되니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오게 돼 있다. 동독지역은 체제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바뀌면서 경제기반이 붕괴되자 체제순응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 베를린장벽 붕괴의 감동과 환호는 사라진지 오래다. 통일이라는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 서로가 후회도 하고 있다. 비록 이같은 갈등이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통일은 잘된 일이다. 독일은 유럽의 중앙에 위치, 지정학적인 측면에서도 유럽의 축을 이루어 왔다. 통일이 되면서 유럽의 힘이 독일로 기울고 있다. 독일의 통일과정과 그 후유증은 우리에겐 교훈이다. 우리에게도 통일이 가까이 다가온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통일정책은 있는지 없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통일비용도 주먹구구식으로 나와 있고 염출방법도 막연하다. 지금부터라도 독일을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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