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2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 안에 9,000번째 점포인 CU한양대학복지관점을 열었다. 9,000호점 돌파는 국내 편의점 업체 중 처음으로, BGF리테일은 근거리 쇼핑을 선호하는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힘입어 편의점 사업 시작 26년 만에 국내 유통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또 하나 남기게 됐다.
CU 1호점은 1990년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오픈한 가락시영점이다. 1989년 CVS사업부를 발족한 보광그룹이 일본 훼미리마트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후 처음으로 선보인 점포였다. 이후 1994년 보광훼미리마트(현 BGF리테일)를 설립해 공격적 확장을 시작했고 12년만에 1,000호점을 달성했다. 2000년대 들어선 폭발적인 편의점 수요와 맞물려 점포 수도 가파르게 늘어났다. 1,000호점에서 5,000호점까지 확장하는 데는 8년, 다시 9,000호점을 내기까지는 5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말 그대로 고속 성장이다.
1인 및 맞벌이 가구 증가에 따라 쇼핑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벌크(bulk)형 구매 대신 간편한 소량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편의점이 유통업종 내에서 최대 수혜 업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대를 잘 타고난' 덕분도 있었지만 '업계 최초' 기록을 숱하게 써온 BGF리테일의 자체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1992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전용 물류센터를 경기도 용인에 마련했고, 2001년엔 제주에 업계 첫 편의점을 냈다. 2002년과 2004년에는 업계 최초로 금강산과 개성공단지구에도 출점했다. 2007년 업계 최초로 24시간 고객센터를 연 곳 역시 CU다.
매출 역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일본 훼미리마트 간판을 내리고 'CU' 독자 브랜드를 내건 이후 2013년 처음으로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고, 지난 해 일본 훼미리마트와 지분 관계를 청산하고 상장까지 마무리한 후엔 PB 상품 확대 등 사업의 유연성과 추진력이 더 커져 2016년 4조원 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창업스쿨에 창업 희망자들이 몰리고 있는데 가정간편식 상품, 특히 BGF리테일의 차별화된 상품에 대한 신뢰가 주요 요인으로 파악된다"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현상인 만큼 BGF리테일은 GS리테일 등과 함께 편의점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GF리테일 역시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난 해 상장 당시 내걸었던 청사진 '2020년 매출 10조원' 달성이 순조로울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BGF리테일은 지난 2·4분기만 놓고 봐도 1·4분기보다 신규 출점 수가 252개로, 1·4분기보다 100개가 늘어났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0%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불황과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 내에서도 나홀로 성장을 과시했다.
박재구 BGF리테일 사장은 "가맹점주와의 끈끈한 신뢰와 고객의 뜨거운 성원으로 업계 최초로 9,000호점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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