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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토초 레이저… 형광 복강경… 세계 호령할 산업·의료기기 빼곡

■ 한·러 합작 융복합연구소 RSS센터를 가다

러시아 원천기술에 한국 상품화기술 결합

고부가 창출 '윈윈'

IT·의료·바이오 등 활용 산업도 무궁무진

양주희(왼쪽) 한국전기연구원 팀장이 러시아 연구진과 서울 상암 RSS센터에서 펨토초 레이저 시스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개발이 완료돼 2년 뒤 상용화된다. /사진제공=전기연


17일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첨단산업센터에 위치한 RSS(Russia Science Seoul)센터. 고광본 정보산업부장 등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방문한 220평 규모의 작은 연구실에는 개발 중이거나 이미 상용화된 최첨단 의료기기와 레이저 기술 등이 빼곡히 전시돼 있었다. 한국인과 러시아 연구진이 어울려 만들어낸 합작품으로 앞으로 세계 시장을 호령할 각종 의료장비 기술이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RSS센터는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서울시·러시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나노바이오 광학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1년 2월 설립한 첨단 융복합 기술연구소다. 2010년 한·러 수교 20주년 때 당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추진이 이뤄졌다. 러시아에서 국립광학연구원을 비롯해 이오페물리기술연구소·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의과대·모스크바국립대·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폴리테크대 등 최고 수준의 연구소와 대학이 참여한다. 전기연구원 15명, 러시아 측 14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됐으며 18명이 상주한다.

RSS센터는 실험실 연구 단계를 넘어 선진국형 연구 시스템을 적용, 광학기술과 융합된 최첨단 의료영상 기술과 나노그린 가공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상품화·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원천기술과 한국의 상품화 기술이 결합돼 첨단제품 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윈윈 전략'을 꾀한다.

RSS센터에 몸담고 있는 배수진 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팀장)은 "러시아는 의료 분야 원천기술이 있는 반면 상업 아이템은 부족해 지방 정부 의료에 투자해도 성과가 안 난다는 고민이 있다"며 "한국은 상업화 속도가 빠른 나라라는 점에서 양측의 결합이 시너지가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RSS센터의 대표적 성과물은 광 의료기기와 산업용 레이저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특히 RSS센터가 개발한 펨토초(1,000조분의1초) 레이저는 진동 반복률과 평균 출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장시간 동작 안정성도 우수해 미국·독일·일본 등 글로벌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초정밀 안과 수술 등과 같은 의료 산업은 물론 정보기술(IT) 산업, 바이오 산업 등 초미세 가공이 요구되는 차세대 미래 산업 현장에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펨토초 레이저 기술은 국내 레이저 광원·가공 관련 대표 기업인 한빛레이저와 이오테크닉스에 2013년과 2014년 각각 기술 이전됐다. 상용화 시점은 앞으로 2년 뒤 정도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주희 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펨토초는 빛이 머리카락조차 지나가지 못할 정도의 빠른 속도"라며 "레이저 가공의 진동폭을 줄이면 가공 표면을 더 매끄럽게 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광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여성 질환을 접촉 없이 조기에 검출하는 형광 영상 진단·광역학적 치료 기술, 감시 림프절을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는 형광 복강경 기술, 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는 생체 모니터링 기술 등이 개발됐다. 현재 세계 여성 사망원인 2위인 자궁경부암의 경우 세포진 검사나 확대경 검사를 통해 검진하고 있으나 RSS센터가 개발한 이들 기술을 활용하면 검사의 정확성이 훨씬 높아진다. 또 유도 형광을 통해 림프절과 혈류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맞춤형 위암 수술과 최소 절개 수술이 가능하다.

배 팀장은 "피부나 자궁경부 쪽에 조영제 없이 자가 형광할 수 있는 기술이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제가 휩쓸고 있는 내시경의 경우 세계 1위 제품을 만든다는 목표로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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