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공채 1기’라고 큰 소리를 치는 영철스트리트버거 본점 이용욱 점장(29ㆍ사진)은 2년 계약기간이 올 12월로 끝나 곧 직장을 떠난다. 잘 나가는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의 직원이었던 그는 2년 전 길거리 좌판이나 다름 없는 영철버거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 정상을 달리는 외식업체의 직원이었던 그가 영철 버거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기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런 사람을 무심하게 지나치는 건 취재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영철 사장과 2년 동안 함께 지내셨지요. 그 동안 뭘 배우셨나요. “사장님 한테 배운 건 생각을 실천하는 겁니다. 말은 쉽지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걸 배워 가지고 갑니다” -베니건스라면 정상급 패밀리레스토랑 입니다. 그 좋은 회사를 다니다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영철버거로 이직을 했나요. “영철버거에 온 것은 햄버거에 관심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닙니다. 이영철이라는 사람이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올라온 과정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다시 직장생활을 할 것 같으면 영철버거를 떠나지 않겠다고 하셨다면서요. “네. 어딜가도 영철버거에서 만큼 배울 수 없고, 배려 받을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어느 요식업체를 가도 영철버거 만큼 급여를 주는 곳은 없습니다. 제가 영철버거를 떠나는 이유는 공부를 조금 더 한 다음에 밥집을 개업하기 위해서 입니다” -베니건스에 배운 것을 여기에서 응용해 본게 있나요. “패밀리레스트랑에서 일하다 여기 와서 보니 답답한 것도 있었습니다. 처음 왔을 때 받은 느낌은 주먹구구식에다 어수선하다는 정도 였습니다. 일단 내부를 깨끗하게 했고, 서빙도 순서대로 하는 등 부분적으로 선진 기법을 도입했습니다” -뭐가 제일 힘들었나요. “사장님 고집이 셉니다. 고대생들이 얘기하면 팥으로 메주 쑨다고 해도 믿는데, 우리가 얘기하는 건 잘 안 듣습니다” 이 점장의 타박을 듣고 이영철 사장이 옆에서 “낄낄”웃었다. -퇴직금은 좀 받으시나요. “돈 때문에 일 한건 아니지만 사장님께서 2만2,000원 정도는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2만2,000원은 이영철사장이 처음 장사를 할 때 갖고 시작했던 자본금의 액수다. 이영철 사장은 요새도 가맹점 계약을 할 때 마다 점주들에게 2만2,000원을 준다. 이제는 이용욱이라는 젊은이가 가지고 시작하는 2만2,000원이 또 어떤 신화를 잉태할 지지켜 보아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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