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휘발유 값에 이어 설탕 등 먹을 거리 재료와 보험료 인상이 줄줄이 예고돼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의 등골이 휠 지경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준조세 성격의 각종 사회보험료까지 내년부터 인상될 예정이어서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가계에 '설상가상'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의 이면에 있던 물가불안이라는 복병이 예상보다 빨리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8일 기획재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7개월째 2%대에 머물렀지만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상승 조짐을 보이며 내년 물가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말 기준 신선식품의 전년동기비(1~11월) 상승률이 7.6%에 달하는 등 먹을 거리 물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내년 물가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불안요인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철강ㆍ금ㆍ구리ㆍ원유ㆍ원당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 자동차ㆍ가전제품ㆍ건설ㆍ항공ㆍ식료품ㆍ소주ㆍ전기 가격 등이 들썩일 것으로 전망된다. 철광석은 수급불균형의 영향으로 톤당 65달러에서 내년 4월 70~75달러로 가격이 오르며 관련제품의 가격상승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과 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국제 금값이 온스당 1,350달러, 구리 값이 톤당 최대 7,7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생활물가에 영향을 주는 원당(설탕원료)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원당 가격은 12월 들어 한때 파운드(0.45㎏)당 23달러선을 넘는 등 지난해 말 대비 90% 이상 올랐다. 원당 가격 상승으로 제당 업체들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10월 기습적으로 50%나 가격을 올린 아이스크림 업체에 이어 빵ㆍ제과 업체로 가격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각종 보험료마저 인상이 예고돼 있다. 자동차보험은 최고 60% 할인 받을 수 있는 무사고 운전 기간이 현행 10년 이상에서 11년 이상으로 늘어나고 정비수가 인상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보험료가 오른다. 준조세 성격인 사회보험료도 인상된다. 건강보험료가 내년 1월부터 4.9% 오르고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금도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물가는 심리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일부 품목의 상승이 경기회복기 물가불안 심리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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