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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新人脈] IT벤처 업계, 서울대 85·86학번 출신 두각… 번개 모임 잦아 '호형호제 사이'

엔씨 김택진·넥슨 김정주 회장 등 게임업계 '서울대 공대'가 이끌어<br>포털업계는 서울-연세대가 양분… 보안업계 특정학교 쏠림현상 덜해<br>학맥 외 부모들간 친분도 두터워 사업 초창기부터 서로 조언·경쟁



국내 정보기술(IT)벤처 업계는 한 다리만 건너면 다들 알 정도로 좁지만 또 그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연령대도 얼추 비슷해 대부분 편하게 서로를 대하는 사이다. 대기업이나 관료집단과 달리 서로 격식이 없으며 가끔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술자리 '번개'를 가지기도 한다. 현재 국내 IT벤처 업계에서는 서울대 출신이 도드라진다. 넥슨ㆍ엔씨소프트ㆍNHN 등 국내 유명 IT벤처 업체 창업자는 대부분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국내 포털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NHN과 다음의 창업자는 모두 86학번이며 게임 업계의 양대 산맥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창업자는 각각 85ㆍ86학번이다. 이들은 학맥 외에 부모들의 친분이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으며 사업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서로의 조언자이자 경쟁자다. ◇게임 업계는 서울대 공대 85ㆍ86학번 두각=게임 업계의 경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85학번이다. 그는 대학시절 컴퓨터연구동아리(SCSC)에서 활동하며 한글과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등을 만나 '한메타자교사'를 개발한다. 서울대 전자공학대학원을 졸업한 1991년에는 현대전자에 입사해 개발팀장으로 활동하며 인터넷 기반의 포털 서비스 '아미넷'을 선보였다. 이후 현대전자를 나와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업한 뒤 이듬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로 대박을 터뜨렸다. 김 대표는 프로야구단을 창단할 정도의 야구 마니아로 알려져 있으며 부인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과 함께 야구장 나들이를 하곤 한다. 그는 업무 몰입도가 높아 학창시절에는 일에 몰두하다 주위사람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 잦았다. 김 대표는 대학 후배인 김정주 넥슨 회장과 사업 이야기를 나누는 등 주요 IT벤처 업체 대표와 친분이 두텁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이전보다 접촉이 줄고 있다. 회사 내에 특정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타입이며 배재현 최고프로듀싱책임자(CPO)와 친동생인 김택헌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이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대표 게임 업체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넥슨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으로 이후 KAIST 전산학과 대학원에 진학, 박사 과정을 밟던 1994년에 넥슨을 창업했다. KAIST 대학원 시절 김 회장의 룸메이트는 이해진 NHN 창업자로 이때의 인연 덕분에 넥슨은 지금도 2.5%가 넘는 NHN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90년대 후반 넥슨의 자회사인 엠플레이와 네이버컴의 주식을 맞바꿔 이 창업자에게 사업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후 넥슨은 1996년 온라인 게임의 시초로 알려진 '바람의 나라'를 통해 성공의 초석을 닦았다. 김 회장은 지금도 꾸준히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사업 전반에 나서기보다는 후방에서 전략을 세우고 지시를 내리는 스타일이다. 김 회장은 몇 년 전부터 한국예술종합대학 예술경영학과에 다니며 연극이나 예술에 대한 소양을 쌓고 있다. 조성원 넥슨퍼블리싱 사업본부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 최근 서든어택을 두고 벌어진 넷마블과의 분쟁에서도 조 본부장에게 꾸준히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성공에는 천재 개발자로 유명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으로 김정주 회장과 대학생활을 같이 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송 대표는 김 회장과 함께 KAIST 대학원에 진학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네트핵'이란 게임을 이틀 동안 밤을 새우며 하는 등 본격적으로 게임에 몰두했다. 그는 KAIST 박사과정을 자퇴하고 한글과컴퓨터에서 잠시 일했으며 그곳에서 현대전자 파견직원으로 근무하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송 대표는 김정주 회장과 1994년 넥슨을 창업한 후 병역특례를 위해 허진호 전 인터넷기업협회장이 운영하던 아이네트에 입사했다. 이후 아이네트 게임사업 부문이 엔씨소프트에 인수되고 이렇게 송 대표와 김 대표가 다시 만나 탄생한 게임이 '리니지'다. 송 대표는 몇 년 뒤 엔씨소프트를 그만두고 엑스엘게임즈를 창업한 후 현재 MMORPG인 '아키에이지'를 통해 새로운 비상을 노리고 있다. 김 회장과 송 대표는 지금도 허물 없이 서로를 대하며 김택진 대표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송 대표는 머리가 비상하며 통찰력이 번뜩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송병준 게임빌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 서민 넥슨 대표, 김창근 웹젠 대표, 허민 네오플 창업자, 권준모 전 게임산업협회장이 서울대 출신이다. ◇포털 업계, 서울대와 연세대 양분=NHN 창업 멤버들은 모두 서울대를 나왔다. 현재 NHN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일하는 이해진 NHN 창업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으로 KAIST 대학원을 다닐 때 김정주 넥슨 회장과 룸메이트로 인연을 맺게 된다. 이후 이 창업자는 삼성SDS를 다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사내벤처 1호로 네이버컴을 창업했다. 네이버컴은 이후 김범수씨가 창업한 한게임과의 합병을 통해 2001년 NHN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 창업자는 현재 NHN CSO로 전체 전략 서비스를 지휘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수줍음이 많아 전면에 잘 나서지는 않지만 상당히 주도면밀하고 큰 그림을 잘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게임 창업자인 김범수 씨는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으로 지난 2007년 NHN을 나온 뒤 현재 카카오톡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국내 벤처 사업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욱 NHN한게임 대표 대행 또한 서울대 출신으로 무기재료공학과를 다녔다. 다음의 이재웅 창업자는 연세대 전산학과 86학번으로 이해진 CSO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둘은 어린 시절 청담동의 한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았으며 어머니들의 친분 덕분에 가까운 사이가 된다. 이 CSO가 네이버컴을 만들 당시 이 창업자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다음이 한메일과 카페 서비스로 승승장구했던 1990년대 후반에는 네이버 검색엔진을 쓰기도 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사색을 즐기는 천재형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유럽 유학 당시 착안했던 카페 모델을 국내에 성공시켰으며 다음이 연구센터를 제주도로 이전한 것 또한 이 창업자의 결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언론과 친화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은둔형 외톨이 같은 느낌을 주지만 형식적인 것을 싫어하고 캐주얼 옷차림을 좋아한다. 이러한 그의 성향이 기업문화에 반영돼 현재 다음 직원들은 직급이 아니라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서로를 칭하곤 한다. 이외에도 주형철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김상헌 NHN 대표, 김대선 야후코리아 대표, 허진호 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등이 서울대 출신이며 서정수 KTH 대표와 최세훈 다음 대표 및 석종훈 다음 이사회 의장이 연세대를 졸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티브 잡스, 에릭 슈밋, 빌 게이츠 등이 모두 1955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특정 세대의 IT업계 장악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무엇보다 김택진ㆍ김정주ㆍ이해진ㆍ송재경 등이 같은 학교에 다니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안업계는 특정교 쏠림 덜해=국내 보안 업계 또한 서울대 출신이 눈에 띄지만 여타 IT벤처에 비해 특정 학교 쏠림 현상이 심하지는 않다. 국내 최고 보안 업체로 손꼽히는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한 안철수 교수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현재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 출신인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가 실무 부문을 담당하며 안 교수는 주로 사업방향 등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린다. 김대환 소만사 회장이나 신수정 인포섹 대표, 김희천 하우리 대표 등도 서울대 출신이다. 이외에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한양대를 나왔으며 이득춘 이글루시큐리티 대표가 인하대, 은유진 SGA 대표가 아주대,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대표가 충남대를 나오는 등 보안 업계 대표들은 여타 IT벤처에 비해 출신대가 다양하다. 보안 업체들은 대부분 지식보안산업협회회에 가입했으며 이곳 회원사 대표들은 가끔 골프를 치거나 술자리를 가지며 보안 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식보안산업협회에 가입한 보안업체는 총 149개로 이득춘 이글루시큐리티 대표가 회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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