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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제품 설치 강요 ‘물의’
입력2009-01-28 18:01:13
수정
2009.01.28 18:01:13
서울 중구청 발주 에스컬레이터 공사<br>새한엘리베이터 “착공조차 못해”
서울 중구청이 에스컬레이터 공사를 중소기업에게 발주한 뒤 정작 대기업 제품을 설치하도록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전문업체인 새한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 중구청이 발주한 남산보행환경정비사업에서 낙찰자로 선정됐지만 대기업 제품만 설치해야 한다는 무리한 요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새한엘리베이터는 수주 이후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들여오기로 하고 발주까지 마쳤지만 최근 중구청으로부터 반드시 현대엘리베이터 제품을 써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중구청은 당초 제품 설치까지 대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업체의 반발로 한발 물러선 상태다.
중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산은 제품의 신뢰성이 떨어지며 특히 이번 에스컬레이터는 야외에 설치되기 때문에 대기업 제품을 쓰도록 했다”며 “당초 발주를 할 때 그런 점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영선 새한 사장은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는 대기업들도 대부분 중국산을 OEM으로 들여와 설치한다”며 “중소기업이 들여온다고 제품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더 큰 문제는 공사를 시작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납기일이 다가오고 있는 점이다. 새한은 이번 공사를 수주하면서 계약 보증금으로 전체 계약금액의 20%인 7,200만원을 걸어놓았기 때문에 납기일 내에 설치가 완료되지 않으면 계약 보증금을 떼이게 된다.
손사장은 “중구청 쪽에서 공사를 못하게 하려고 설계도면조차 주지 않고 있다”며 “계약 보증금마저 떼이면 타격이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설계 도면은 처음 듣는 얘기며 공사는 시민 안전상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며 “잘잘못은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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