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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경영권 포기하란 얘기" 재계 격앙

"현실·법리 무시 터무니없는 발상" <br>이중대표소송 도입자체에도 반대

‘사실상 경영권을 포기하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재계는 여당의 이중대표소송제 완화법안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미명을 앞세워 경영활동의 손과 발을 묶으려는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현행 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모자관계를 전면 부정하고 법인격을 무시한 ‘터무니없는 발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상법에서) 대기업의 모자회사 기준을 지분의 50%로 규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30%로 완화하려는 것은 대기업 경영활동을 규제하기 위한 시도”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만약 기준이 낮아지면 소송이 남발할 우려가 있는데다 이럴 경우 불합리한 소송으로 기업경영이 위축되고 과감한 투자 또한 기대할 수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상무도 “시민단체의 요구안은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라며 “이중대표소송 자체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기업 현실을 보더라도 자회사의 경우 독립적인 경영이나 적극적인 기업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 제출과 관련, 일부 대기업에 대한 수사 파장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삼아 무차별적인 규제로 확대 재생산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던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에 대한 검찰수사 사건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 모든 회사들에 적용시키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상법 개정안은 당초 취지를 살려 친시장적인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간절한 호소를 애써 무시한 채 시민단체의 요구에만 귀 기울이는 여권의 편향된 자세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A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제단체들이 그동안 숱한 건의서를 제출해도 ‘쇠귀에 경 읽기’나 마찬가지였다”며 “이미 정부안까지 제출된 마당에 굳이 시민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은 선명성 경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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