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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정상화 속도" 기대속 인수금액 확정등 과제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엔진 조립라인에서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쌍용차 직원들은 이날 우선 협상대상자로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선정됐다는 소식에 정 상화에 대한 기대감 못지 않게 외국계 기업의 먹튀 논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 는 우려도 나타냈다. /한국일보 신상순기자


코란도C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8개월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이 선정되면서 향후 인수절차가 빨라지게 됐다. 특히 자본력이 풍부한 것으로 전해진 마힌드라의 인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쌍용차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종 본 계약 체결까지 정밀실사, 인수금액 확정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최종 인수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왜 마힌드라를 선정했나=단연 가격이 가장 큰 변수였다. 법원은 인수금액의 마지노선인 6,200억 원에 채 못 미치는 5,600억 원 가량을 제시했지만 추후 채무변제 옵션 등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는 만큼 가장 근접한 가격을 써낸 마힌드라의 손을 들어줬다.

함께 입찰에 참여한 인도 루이아 그룹과 국내 기업인 영안모자는 재무사정과 규모 면에서 마힌드라에 열세였다. 당초 시장에서 마힌드라, 루이아, 영안 모자가 써낸 가격이 쌍용차가 원하는 수준과는 괴리가 있어 유찰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법원이 실리적인 판단을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마힌드라의 강한 인수의지도 크게 작용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SUV 기술력을 교두보로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일찍부터 강력한 인수의지를 보여왔다. 일찌감치 삼성증권과 유럽계 로스차일드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고 파완 고엔카 사장을 포함한 25명의 대규모 실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최종 인수까지 넘어야 할 산은=마힌드라가 최종 주인이 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남아 있다. 당장 인수금액을 확정하는 단계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회생계획안의 수정 없이 진행하려면 최소 6,200억원 이상의 대금이 필요하지만 마힌드라가 제시한 금액은 이보다 낮은 5,600억원에 불과하다. 채권단의 동의가 절대적이다. 인수합병 업계 전문가는 “부실기업의 특성상 이해관계자들이 욕심을 부린다면 본 계약 체결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 지원 및 지속적인 투자 등 미래비전에 대한 합의도 관건이다. 쌍용차는 모기업의 지원 속에 경쟁사보다 뒤쳐진 연구개발 일정을 추진하고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 과제가 절실하다. 일각에선 최근 전기차 레바를 인수하는 등 단기간 여러 기업 인수에 따른 경영 부담으로 쌍용차에 대한 투자가 어느 정도 배정될 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용보장도 필요하다. 인적 구조조정이 보편화 돼 있는 인도기업의 특성상 마힌드라가 추가 인력 구조조정을 한다면 처음부터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인도계’ 쌍용차 호는 어디로=일정대로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본계약이 체결되는 11월이면 쌍용차는 인도계 회사가 된다.

새 주인을 만나면 쌍용차는 일단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정상화의 길을 걷는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신규자금 지원이 원활해지면서 그간 자금 문제로 지연되고 있던 신차 코란도C 출시와 함께 연기됐던 후속차종 연구 등이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모기업이 투자 지원을 약속하는 조건 하에 설비투자 등 중장기투자도 법원과 채권단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해외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중남미, 러시아 등 신흥시장 개척에 주력해 왔던 쌍용차는 모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인도시장 등 신흥 시장 확대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

문제는 기술유출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데 있다. 쌍용차의 SUV 개발 기술력이 마힌드라에 비해 월등히 높아서다. 또 일각에선 르노와의 결별로 인도 공장에서 르노의 로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쌍용차 모델 일부를 가져다 생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모델을 가져가 학습을 통해 자체 생산 때까지 활용하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 쌍용차를 포기할 수 있는 리스크도 여전히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쌍용차 임직원 “담담하면서도 아쉬워”=이날 쌍용차 평택공장의 분위기는 담담함과 아쉬움이 엇갈렸다. 공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대다수가 매각을 통한 회사 정상화라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예상과 달리 인도의 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놀라는 분위기였다. 이번에도 외국계 기업에 인수돼 또다시 먹튀 논란이 재현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나타내는 조합원들도 있었다.

프레스 생산라인에서 18년 째 근무한다는 한 모씨(44)는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회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현실을 부정하는 조합원들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 기업이 아닌 외국계 기업이 또다시 회사를 인수해 먹튀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아닐지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이런 조합원들의 분위기를 의식한 듯 노조는 마힌드라 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소식을 접하자마자 고용보장과 실질적 투자 그리고 정부의 보증 등 3대 핵심요구사항을 내걸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매각을 통한 회사 정상화라는 큰 틀에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먹튀 자본이었던 상하이 차의 전례를 밟지 않기 위해 고용승계, 국내투자, 정부의 보증 등이 확실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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