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과 2일 양일간 일본 후쿠오카에서 한일대항 골프대회가 열린다. 정확한 명칭은 2007 교라쿠컵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한국은 역대 최강의 드림팀으로 일본을 제압하겠다는 기세다. 박세리와 김미현 등 이름만 들어도 역대 최강으로 불리기에 충분할 만큼 위용이 대단하다. 그러나 드림팀을 구성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박세리는 자신이 아시아팀 주장을 맡은 렉서스컵과 한일전 일정이 겹쳐 대회 출전을 고사하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KLPGA에 이끌려 결국 출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세리의 출전여부를 놓고 주최 측과 박세리가 벌인 줄다리기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대회 주관사에 따르면 박세리를 출전시키기 위해 매년 힘겨운 조율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한다. 반면 일본은 미아자토 아이는 물론 미LPGA 투어 루키 오리엔티이션 참가로 출전하지 못하는 올 시즌 상금랭킹 1위 우에다 모모코를 미련없이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박세리의 한일전 출전을 놓고 세간의 관심이 쏠리면서 해외투어 위주인 대표선발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일전 출전을 꺼리는 해외투어 선수들 보다는 KLPGA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서로 다른 대표팀 선발 규정에서 비롯된다. 한일전 선수선발 규정을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의 선발규정이 다르다. 일본의 경우 자국투어(JLPGA) 상금랭킹 상위 12명과 추천선수 1명으로 대표팀을 꾸리지만 한국은 미LPGA 투어에서 6명, 일본투어 3명, 한국투어 3명, 추천선수 1명으로 대표선수를 선발하도록 되어 있어 해외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물론 뛰어난 선수들 대부분이 해외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상황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게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일본 역시 미아자토 아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미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를 뽑기 위한 규정은 없다. 국내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실력이 일본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것 역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또 국제대회 경험을 쌓아야 할 국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도 국내투어 선수들의 참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세리 역시 “후배들도 태극마크를 책임질 능력이 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주최 측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최 측 관계자는 “국내파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스타 선수들의 출전에 목을 메는 이유는 흥행을 위해서다. 그러나 스타 플레이어들이 총출동해 여유롭게 상대를 제압하는 게임은 흥미를 끌 수 없다.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승부야말로 진정한 흥행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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