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실적 개선 움직임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ㆍ은행 등의 업종이 주도하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최근의 흐름을 볼 때 2ㆍ4분기부터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기업의 실적 개선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업종은 단연 IT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초 전기전자 업종의 1ㆍ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5,355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3월 초에는 4조6,526억원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5조3,228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초 이후 무려 17.3%나 추정치가 뛴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조원대에서 최근 5조원대로 뛴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실적 개선 흐름은 미약하지만 다른 업종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통신의 경우 지난달 초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월에 비해 10% 이상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0.54% 개선된 모습을 보였고 제조업도 0.15%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흐름이 2ㆍ4분기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국내 기업의 2ㆍ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7조1,33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3조6,451억원)에 비해 무려 3조5,000억원 이상(14.75%)이나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 역시 378조8,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9.02% 늘 것으로 보인다. 단 순이익은 19조7,067억원으로 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동안 IT에 편중됐던 실적 개선 흐름이 거의 전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기전자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ㆍ4분기 영업이익이 41.17%나 뛰고 섬유의복은 무려 74.5%나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외에도 의약품(21.66%), 음식료(27.23%), 유통(16.06%) 등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1년 전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 업종은 철강금속(-26.28%), 통신(-4.63%) 운수장비(3.54%) 기계(3.49%), 건설(21.79%) 등 5개 업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난 만큼 국내 경기도 일단 바닥을 지나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초 이후 미국 경기가 소비와 투자 양 측면에서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과 유럽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신남석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기업 실적은 1ㆍ4분기보다는 2ㆍ4분기가 좋고 2ㆍ4분기보다 3ㆍ4분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 문제와 미국 경기회복세를 볼 때 글로벌 유동성 유입은 지속될 것이고 따라서 국내 증시도 실적에 따른 종목별 집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실적 개선 추세의 타업종으로의 확산은 전망을 더욱 밝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 개선 추세가 삼성전자에서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은행ㆍ자동차ㆍ화학 등이 최근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회복 속도가 빠르게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제조업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이고 유럽 경기도 악화 우려가 잠시 수그러든 것일 뿐 상황이 완전히 좋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 실적이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도 "기업 실적이 턴어라운드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빠르다고는 할 수 없다"며 "느리지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포인트를 찾아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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