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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ㆍ부두운영사 CEO 등 해운ㆍ항만관련업계 전문가들이 다음달 상하이 신항 양싼(洋山)항 개장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물류유치 경쟁에 대비해 환적비용 인하, 24시간 내 환적가능 시스템 구축 등 대비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운ㆍ항만업계 전문가 50여명은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하에 21일 오전 해양부에서 가진 토론회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최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국제물류팀장은 “5개 선석(船席ㆍ배가 접안하는 자리) 규모의 1단계 양싼항 터미널이 개장된다고 해도 부산항은 중국 화북지역의 넘쳐나는 기존 물량을 감당하기 벅찬 상황인데다 양싼항이 주로 처리하게 될 유럽항로 환적화물은 우리나라 환적화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해 바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상하이 등 중국 8개 항만이 연간 20%대의 고속성장을 통해 이미 세계 20위권에 진입했고 중국 정부가 양싼항뿐 아니라 톈진 및 닝보항의 개발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중국이 동북아 물류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대응, 부산항 등에 피더선(중추항과 중소형항을 연결하는 작은 컨테이너선) 전용부두를 건설하고 통관체계 개선 등을 통해 24시간 내 환적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이 상하이를 중심으로 물류 운영체계를 통합한 것과 마찬가지로 부산과 광양항의 운영체계를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국동 한국항만물류협회장도 “양싼항이 국제 환적화물에 대해 70% 가량 비용을 낮춤에 따라 이미 스위스 MSC 등 일부 선사들은 환적물량을 부산에서 양싼항으로 옮기고 있다”면서 “이에 맞서 부산 북항의 환적 인센티브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양싼항 개장 후 6개월의 기간이 가장 중요한 만큼 대응책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이전에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양싼항 개장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낙관론’도 제기됐다. 최원종 한국허치슨터미널 사장은 “KMI가 지적했듯이 부산에 기항하는 유럽항로 물동량이 많지 않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두찬 한국선주협회장은 “양싼항이 아시아 물동량을 ‘싹쓸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양싼항은 중국 정부가 ‘아시아 허브’를 목표로 개발한 항구로, 상하이에서 30㎞ 떨어진 대ㆍ소양싼도에 50개 선석 규모로 오는 2020년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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