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구가 중부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구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인구보다 수도권에서 빠져나가는 인구가 많아진 것이다. 수도권을 빠져나간 인구가 주로 몰리는 곳은 행정도시로 떠오르는 중부권으로 이 지역의 올해 인구 순유입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최초로 인구가 8,000명 순유출을 나타냈다. 수도권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계속해서 매년 수십만명 규모의 순유입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2002년을 정점으로 순유입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급기야 지난해 처음으로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돌아섰다.
수도권 시도별로 보면 서울은 이미 1990년부터 순유출이 시작됐다. 이처럼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탈(脫)서울 현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인구는 2010년까지 꾸준히 순유입을 유지했다. 하지만 수도권 안에서만 인구가 맴도는 이 같은 현상도 이제 사라져가는 추세다. 수도권을 떠난 인구는 이제 중부권으로 몰리고 있다.
중부권은 지난해 3만5,000명 순유입을 나타냈다. 2006년부터 계속 순유입을 보이더니 지난해 사상 최대 순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중부권으로의 순유입은 2만5,000명에 달했다. 충남 천안(5,600명), 아산(2,800명), 당진(2,600명) 등으로 이동이 많았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고속철도(KTX)를 통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해지고 서해안 당진 등으로 기업들이 대거 이동한데다 세종시ㆍ혁신도시 등이 개발되면서 중부권 인구 유입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인구 이동을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면 최근의 시대적인 흐름도 엿볼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20대가 4만3,000명, 10대는 1,000명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순유출을 나타냈다.
특히 서울은 20대를 제외하고는 전연령대에서 순유출을 보였다. 20대는 여전히 우수 대학이 밀집한 서울로 순유입되고 있지만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삶의 질을 위해 탈서울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해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모두 812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9만9,000명(1.2%) 줄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인 인구 이동률은 16.2%로 1975년 이후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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