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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약업계 'M&A 전쟁'
입력2000-01-20 00:00:00
수정
2000.01.20 00:00:00
정상범 기자
이번주초 영국에서 세계 최대 제약사인 「그락소 스미스클라인」이 탄생한데 이어 미국에서도 워너-램버트사 인수를 놓고 제약사간에 치열한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또 독일의 양대 유화업체인 바이엘과 바스프는 합병을 추진중이며, 독일의 베링거 잉겔하임은 일본의 제약사인 SSP사에 적대적 인수를 선언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합병이 실현될 경우 제약업계에도 거대기업이 탄생, 시장을 좌우하는 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M&A(인수·합병)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은 제약시장이 특정기업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분산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어 몸집을 불릴만한 충분한 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경제 회복으로 인해 제약 및 유화업계의 전망이 매우 밝다는 점도 의약업계의 지각 변동을 부추기고 있다.
◇워너-램버트 인수전= 경쟁업체인 화이자로부터 적대적 인수압력을 받고 있는 워너 램버트는 이에 맞서 다국적 생활용품업체인 프록터 앤 갬블(P&G)에 대해 백기사로 나서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CNN 등 주요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P&G는 평소 제약업계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워너 램버트의 인수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P&G는 아울러 워너 램버트와 합병을 논의중인 아메리칸 홈 프로덕츠(AHP)사까지 인수하는 3자 합병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에 맞서 화이자는 워너 램버트의 인수가격을 주당 100달러로 상향조정하는등 맞불공세를 펼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화아자는 워너 램버트의 인수가격으로 790억달러를 제시해왔다.
한편 워너-램버트는 P&G에 앞서 미국의 브리스톨 마이어 스큅사에도 백기사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제약업계의 M&A전= 미국의 몸집 불리기에 맞서 유럽 업계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바이엘사는 그락소 웰컴과 스미스클라인 비첨의 합병 이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스프와 합병하는 문제를 논의중이다.
바이엘사의 대변인은 합병 자체를 거부하지 않지만 『50대(對) 50의 동등지분이나 최대주주가 되는 방식으로만 합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위스의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미국의 AHP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프랑스의 파마시아 앤 업존은 몬산토와의 합병을 신중하게 검토중인 상태다.
◇일본에 눈독들이는 독일업계= 독일을 비롯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일본 등 아시아시장에도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시아시장의 성장잠재력이 가장 풍부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베링거 인겔하임은 지난 17일 200억엔(1억9,070만달러)를 투입해 일본의 SSP사를 인수하겠다고 발표, 일본업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이는 일본 기업사상 처음으로 선언된 적대적 인수라 일본 제약업계의 구조 재편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은 한국 등 아시아업체와 제휴, 신약개발 등의 협조관계를 맺고 있어 이같은 지각 변동은 한국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치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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