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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센서는 생물의 다양한 반응 작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기적 변화를 감지해 특정 유기화합물 등의 존재나 상태∙농도 등을 측정하는 장비다. 인체 내 바이러스나 독성물질을 찾아내고 대기 중 미세한 불순물이나 독소 등도 잡아낼 수 있는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전세계적으로 크기가 작으면서도 민감도가 높은 바이오센서를 개발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주로 탄소나노튜브를 변환기(트랜스듀서)로 이용하는 센서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탄소나노튜브 센서는 감응시간과 회복시간이 매우 느리고 표면관능기가 없다는 단점 때문에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탄소나노튜브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고분자 나노재료다. 고분자 나노재료는 합성이 용이하고 유연성 등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나노구조체의 모양과 크기를 정밀제어하기가 어려워 제조가 쉽지 않다. 한윤봉(56)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산화아연∙산화구리∙산화마그네슘 등 다양한 금속산화물 나노소재의 모양과 크기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나노구조 배열을 선택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며 이들 나노소재를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감도 화학∙바이오센서와 광전자∙에너지 소자로 응용할 수 있는 기술도 확립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속화합물 나노구조 자유자재로 정렬∙성장시키는 기술 개발=금속산화물(metal oxides) 나노소재는 전기∙광학∙화학∙기계적 압전 특성이 뛰어나 반도체∙에너지∙바이오∙우주항공 소재 등 활용분야가 많다. 특히 높은 표면적과 나노크기가 가지는 전기적 특성을 이용한 센서기술은 기존의 센서기술에 비해 감응성(sensitivity)이 좋아 정확도가 높고 실시간 측정이 가능하며 생체 안정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제조공정이 간단하다는 장점 때문에 초소형 센서 소재로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금속산화물 나노소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촉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순물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한 교수는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 값싼 원료를 사용하는 열증발법과 용액법을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금속산화물의 나노구조 모양과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나노구조를 수직 또는 수평 등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성장시켜 이를 집합체(array) 형태로 구부릴 수 있는 기판에도 제작할 수 있는 선택적 저온 성장기술도 확립했다. 한 교수는 "저온에서 공정이 실시되기 때문에 플라스틱 유연기판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고 모양과 크기 제어와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금속산화물 나노소재를 활용해 고감도 화학∙바이오센서도 만들었다. 특히 산화아연을 이용해 처음으로 고감도 히드라진(질소와 수소의 화합물) 화학센서를 세계 최초로 제작했다. 또 나노구조의 접촉면적을 최적화할 때 5초 이내에 글루코스와 콜레스테롤을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바이오센서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한 교수가 개발한 고감도 화학센서는 탄소나노튜브 센서 보다 감도가 10배 이상 높고 바이오센서 역시 다른 연구팀이 발표한 센서에 비해 2~4배 이상 높은 민감도와 빠른 응답속도를 나타냈다. 센서의 신뢰도도 30~50일이 지나도 90% 이상 유지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 100대 과학자에 두 차례 선정=바이오센서 분야에서 수요가 가장 큰 글루코스 및 콜레스테롤 센서는 이식형으로 개발할 경우 막대한 시장 창출이 예상된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이식이 가능한 초소형 및 초고감도 바이오센서 제조기술 공개를 기피하며 기술력을 독점하고 있다. 한 교수가 고감도 화학∙바이오센서 제조에 필요한 금속산화물 나노구조 정밀제어 및 선택적 성장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나노소재를 이용한 화학∙바이오∙의약 진단, 수질오염 및 대기오염도 측정, 생화학 독성가스 검출 등 센서 개발에 필요한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2007년에 발표된 국가기술지도(NTRM)는 바이오 칩, 센서, 신기능 정보소재, 고기능 고분자소재 기술을 미래 핵심기술로 꼽았다. 한 교수는 "금속산화물 나노소재 제조기술이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나노복합소재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이라면서 "이 같은 소재를 이용한 고성능 센서 개발에 따른 산업적∙경제적 파급효과는 막대하며 특히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건강사회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양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유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 교수는 1991년부터 전북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92편의 국제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발표했고 국내외에 15건의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특히 2008년 이후 발표한 화학∙바이오센서와 관련 논문은 총 176회 인용되는 등 국제적으로 연구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영국국제인명센터(IBC)는 20005년에 이어 올해도 한 교수를 '세계 100대 과학자(Top 100 Scientists)'로 선정했다. 현재 한 교수는 산화아연 기반의 금속산화물 나노구조 어레이를 저온에서 선택적으로 성장하는 기술을 이용해 인공달팽이관의 핵심기술인 인공유모세포 소자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또 글루코스와 콜레스테롤을 동시에 측정하는 성인병 진단소자 개발 연구도 수행 중이다. 그는 "지방대의 어려운 여건에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밤을 새우며 연구한 대학원생들과 연구원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면서 "금속산화물 나노소재 응용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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