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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IG손해보험의 골드멤버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전남 순천 지역단 여천지점 심순희 설계사의 책상에는 수십권의 메모 노트가 가득 놓여 있다.
메모 노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만의 '보물 1호'. 노트를 빼곡히 채운 메모의 양만큼 고객과 보험계약도 함께 늘어난다는 게 심 설계사의 지론이다. 고객 서비스를 위해 고객의 특징과 성향 등을 꼼꼼히 기록한 메모 노트는 심 설계사의 성실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노트에 적는다"며 "노트에 담긴 내용은 고객에게 가장 알맞은 상품을 추천하거나 설계하는 등 고객 서비스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하는 모습을 보고 고객들이 더 신뢰를 가져주시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심 설계사가 보험업계에 명함을 내민 시기는 지난 1994년. 당시 받았던 첫 월급은 3만2,000원이었다. 일당도 아니고 월급이 3만2,000원이었으니 답답할 만도 했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한두 달이 아니라 수십년을 내다보고 시작한 일이었던 만큼 착실히 커리어를 쌓아 가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심 설계사가 지난해 거둔 매출은 28억원. 그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은 2,000명을 헤아린다. 그는 요즘 '초심(初心)'을 잃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고 한다. 올해 매출대상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꿈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심씨는 "매출 얼마, 수입 얼마식의 목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했느냐가 중요하다"며 "모든 고객이 100%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메모 노트는 시련의 시기에 큰 힘이 되기도 했다. 2000년 중반 갑작스레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한창 보험영업에 빠져 있던 시기였는데 예상치 못한 불운이 찾아왔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겁도 많이 나고 의기소침해져 일을 포기할까 고민했는데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이 메모 노트들이었습니다."
심씨는 메모 노트를 바라보며 자신을 믿고 보험에 가입해준 고객들을 떠올렸고 다시 마음을 굳게 다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고객 서비스를 위해 애지중지 모아왔던 메모 노트가 새로운 인생의 힘이 돼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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