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중국고섬은 74.31% 급락한 1,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량은 총 580만주를 넘어섰다.
중국고섬은 지난 18일 싱가포르거래소에서 원주 거래가 재개됨에 따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도 거래가 재개돼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폴리에스테르 실과 원단을 제조·판매하는 중국 기업 중국고섬은 2011년 3월 회계부실 의혹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2년 반 만에 정리매매 차원에서 거래가 재개된 것.
중국고섬의 정리매매는 기존 종목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중국고섬은 싱가포르거래소에 원주가 상장돼 있고 국내에는 이 원주를 이용한 동일한 상품인 중국고섬KDR(주식예탁증서)가 상장돼 있다. 사실상 동일한 상품이 다른 두 국가에 상장돼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들은 이번 정리매매를 통해 주식을 팔 수도 있고 팔지 않고 정리매매가 끝난 후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원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중국고섬의 정리매매 가격은 싱가포르에 상장된 원주의 가격대와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싱가포르 증시 종가 기준으로 중국고섬KDR 1주의 가치는 1,788원으로 계산됐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된 원주의 가격이 변동성이 있지만 23일 종가(1,788원)를 밑돌 경우에는 정리매매에 나서지 않고 원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며 "다만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고섬 원주의 종가를 매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고섬의 정리매매는 이날부터 10월2일까지 이뤄진 후 10월4일 상장폐지된다.
한편 이날 중국고섬의 정리매매 개시로 차이나디스카운트 우려가 재발하면서 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원양자원(-3.18%)을 비롯해 차이나하오란(-2.69%), 차이나킹(-0.95%), 화풍집단 KDR(-1.80%), 차이나그레이트(-0.61%) 등 중국 기업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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